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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ooklyn Follies (Mass Market Paperback) - A Novel
폴 오스터 지음 / Picador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폴 오스터의 2005년작 ‘The Brooklyn Follies'입니다.
폴 오스터는 1947년생 뉴저지 출신의 유태인계 미국작가로 콜롬비아 대학에서 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젊은 시절 파리에서 프랑스 문학을 번역하는 일을 하다가 1974년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시, 수필, 소설, 시나리오 등 많은 작품들을 썼습니다. 첫 데뷔작이었던 ‘The Invention of Solitude(1982)’ 라는 회고록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 후 발표한 톡특한 포스트모던 형식의 탐정소설 ‘The New York Trilogy(1987)’[City of Glass (1985), Ghosts (1986), The Locked Room (1986)]가 문단 및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며 그의 이름을 알려지게 하였으며 1995년에는 Independent Spirit Award for Best First Screenplay를 수여받은 자신의 시나리오 ‘Smoke’의 영화화에 공동제작자로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여 1-2년 마다 새로운 작품을 출간하고 있는데,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Oracle Night (2004), The Brooklyn Follies (2005) 이 후에도 Travels in the Scriptorium (2007), Man in the Dark (2008), Invisible (2009) 등의 작품을 연달아 발표하였습니다.
여러 장르의 작품을 썼지만 주로는 부조리주의(absurdism)와 범죄 소설로 대표되는 작가로 자유분방하고 기교넘치며, 개성있는 작품세계로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문학계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밀리언베스트셀러작가가 아님에도 국내에서 그의 거의 모든 작품이 번역서로 출간되어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줄거리)
60세 노인 Nathan 은 최근 폐암으로 치료를 받고, 아내에게 이혼당했으며 하나밖에 없는 딸과 관계가 틀어진 우울한 노인이다. ‘조용히 죽을 곳을 찾는다며’ 웨스트체스터를 떠나 브루클린으로 이사온 그는 특별히 할 일도 없어 그가 살면서 저질렀던 모든 ‘인간의 바보짓’들을 기록하여 책으로 만드는 ‘The Book of Human Folly’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하지만 우연히 그 곳에서, 그가 매우 아끼던, 영문학을 공부하던 그의 ‘훌륭한’ 조카 Tom이 몰락하여 한 서점에서 일하는 것을 만나게 되고, 그 서점의 주인이자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미스테리 인물 Harry를 만나게 되면서 점차 인생의 새로운 2막이 시작되는데...
‘The Brooklyn Follies' 라는 책제목을 봤을 때, 그리고 각 사이트의 책소개를 봤을 때 도통 무슨 내용의 소설인지 감이 안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책을 다읽은 지금 번역서 제목인 ‘브루클린 풍자극’ 도 나름 어울리는 제목이지만 실제 직역인 ‘브루클린 바보짓들’이라고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되는데 이유는 애초부터 작가가 이 작품의 내용을 꿰뚫는 제목을 지을 생각이 없었다고 느껴지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제목부터 바로 작가의 풍자인 것이죠
저자는 그야말로 자유분방하게 글을 썼는데 책 중반까지 이 책의 주인공이 과연 누구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문학박사과정을 밟다가 택시운전을 하게 되는 사나이, 포르노 잡지에 실리며 곤경에 처한 것을 구해놨더니 어느 날 음악한다고 홀연히 나가버린 여동생, 사기행각을 하며 동성연애를 하다가 자신의 아내와 헤어지는 조건으로 장인에게 서점을 물려받은 남자, 말을 하면 지옥에 보내진다며 수일간 말을 하지 않는 아이, 중년에 새 삶을 시작하려 여관을 차린 날 아내가 죽어버려, 이 후 하염없이 잔디만 깎는 남편 등... 황당하면서도 비극적일 것만 같은 여러 이야기가 혼재되어 서술되는데도 독자는 왠지 모르게 읽기에 불쾌하지 않으며 오히려 따뜻한 느낌과 독특한 매력에 빠져 인간애와 사람사는 맛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순수하게 저자의 화려한 기교와 뛰어난 스토리 텔링 능력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실로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폴 오스터는 그의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꼽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무릎을 칠 정도로 그에게 어울리는 책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작품은 그의 다른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를 추천하는 많은 독자 및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들 중 제일 먼저 읽어봤으면 하는 작품으로 꼽습니다. 딱히 무슨 거창한 스토리가 아니면서도 ‘평범하려해도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인간의 삶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깊이있게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화려한 기교에 따라가지 못하는 저의 영어실력으로 인해 그 세세한 묘미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게 아쉬울 뿐입니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