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팝니다 - 미시마 유키오의 마지막 고백
미시마 유키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하니오는 의사라기보다 목사에 가까운, 이 말라깽이 늙은 사슴 같은 선생에 호감을 품었지만, 전에도 어디선가 이와 유사하게 상투적인 위로의 말을 들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 수면제를 삼키고 자살을 시도한 후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퇴원할 때 들었던 말과 내용은 달라도 거의 비슷한 말이었다. 인생이 어떻고 삶이 어떻고, 사람을 고무하는 하나같은 말. 그 사람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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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를 가장 자주 수식하는 말을 알아요. 미친년, 정신 나갔다...... 우리를 어린 여자 집단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그러는 것 같아요. 그러나 사랑에 빠진 사람은 강하지요. 나는 누군가 우리의 사랑을 비웃을 때마다 속으로 기도해요. 간절함을 아는 사람이 가장 절실한 기도를 할 수 있기에, 나는 나의 기도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아요. 방송국 앞에서, 사람들이 경멸에 찬 눈으로 보거나 욕을 하고 지나갈 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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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트를 식기 건조대 안에 있던 접시 위에 올려 탁자로 가져온다. 피클 병을 열면서 구텐모르겐, 하고 중얼거린다. 영어로 굿모닝이다. 마가린이 잘 녹지 않아 군데군데가 맨 빵인 토스트를 베어 물면서,
완전히 현실도피 같다고 생각한다. 아침이 좋을 리가 없다.
구텐모르겐도 굿모닝도, 아마 누군가가 자신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일 것이다. 아침이라는 잔혹한 상황을 견디기 위해. 그에 비해 일본어는 현실적이다. 오하요고자이마스(이른 시간입니다)‘ 라는 말에는 사실만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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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전철역으로 향한다. 그래도 페달은 경쾌하게 밟아본다. 교외 주택지를 관통하는 나카코의 출퇴근길은 초등학교 통학로와 겹쳐 있어서, 아이들이 제멋대로 진행 방향을 바꾸거나 뛰거나 하는 상황과 마주치면 뇌수가 부패해서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미지로 표현하자면 수르스트뢰밍 캔이 기압 변화로 파열하는 느낌이다.
아이들을 다그쳐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제지하기 때문에 더욱 자가 중독을 일으키는 것이다. 언젠가는 머리가 이상해져서 전봇대를 들이박거나 하겠지. 그때는 즉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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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쪽
자신의 치열한 생각 때문에 스스로 프로메테우스가 된 인간, 당신의 심장을 영원히 쪼아 먹는 독수리, 그 독수리야말로 당신이 창조한 생명체인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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