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얘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본인도 늘 의심스럽고;;;) 심리학 책을 뒤적거리게 되는 요즘, 정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심지어 재미까지 있는 책이 나왔다. 이름하여 '영화로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 영화와 심리학이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예상외로 영화엔 환자가 많이 나온다는 사실... (하긴 스토리전개상 후유증이 남을 만한 사건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살인이든 애절한 실연극이든) 우울증...이라기 보다는 그 전단계, '트라우마' 즉 마음의 상처에 대해 이 책은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24편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상처를 지닌 주인공들 이야기와, 실제로 작가가 만난 환자들의 케이스를 뒤섞어서 상처가 어떻게 생기는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런 상처를 어떻게 극복하는지(치유하는지) 난해하지 않은 문장으로 설명한다. 람보가 전쟁공포증을 가진 환자인줄 누가 알았을까. '씨 인사이드'에서 불치병 환자에게 이해심을 보인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불치병환자이 행복선택에까지 간섭하는 우리가, 심지어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에겐 얼마나 닥달하고 살았을까) 신도 구제할 수 없는 고통을 지닌 '밀양'의 주인공을 눈앞에 뒀다면 무슨 액션을 취할 수 있을까. 죄책감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가을로', '굿 윌 헌팅') 부모의 뒤틀리고 변덕스런 애정의 홍수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샤인') 보통 이런 분석비교적인 서적은 고전명화를 예를 들기 십상이나 이 책은 최근영화를 예를 들고 있어서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24작품 중 20작품은 영화관에서 본 작품이기 때문에... 그중 10작품은 DVD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지에서 칼럼으로 연재했으면 할 정도로 쉽게 읽힌 책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끝이 허무하다는 것? 왜 하필이면 사고로 주인공들이 죽는 '휴먼 스테인'을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을까? 뭔가 독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작품을 마지막에 둬야 어떤 구제가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용두사미까지는 아니지만 이 점이 정말 안타까운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