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탕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7
이승우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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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그의 글은 단단하고 깊은 울림을 남긴다. 얘기하고자 하는 것을 지독하게 반복하는 집요함, 작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게 만드는 그런 집요함이 오히려 나는 신비롭고, 내내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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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한중수는 견디기 힘든 이명에 시달리다, 치료와 휴식을 위해 대서양에 닿아있는 항구도시 캉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무언가에 사로잡혀 있거나, 회피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보며 한중수는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이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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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탕은 <오디세이아>와 <모비딕>속의 이야기와 나란히 흘러가며, 신화와 소설, 현실을 오간다. 마치 세 권의 책을 동시에 읽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의 서사는 강하지 않지만, 과거를 감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상기시키는 사유의 흔적은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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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님의 <사랑의 생애>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었는데, <캉탕>은 그보다 더 철학적이면서 세련되어진 느낌이었다. 이승우 작가님의 문체는 오직 독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것임을 다시한번 느꼈다.
누구도 죄를 짓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가혹한 진리, 과연 그것을 감출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계속 묻는다. 어쩔수 없이 마음을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다. 고요하고 깊은 시선이 내 마음을 향하는 것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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