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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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19살 때까지 단독주택에 살다가, 대학에 오면서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그때부터 아파트에 살게 되었다. 그때 엄마는 너무너무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 아파트에 살아보게 된다면서...ㅎㅎ

그런데 나는 그때도, 단독주택이 얼마나 좋은데 왜 저렇게 아파트를 좋아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파트는 얼마나 편리한지, 단독주택이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지, 너처럼 게으른 사람은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거라는 둥.. 엄마는 나에게 얼마나 아파트 예찬을 펼쳤는지.. 아니, 지금도 펼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어렸을 때 단독주택에 살면서 땅을 밟고, 곤충을 잡고, 친구들 집에 놀러가 거실 창으로 들락날락하기도 하는.. 그런 동화 같은 삶을 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이라는 모험>은 약간 우리 엄마가 하는 걱정(?)어린 시각이 좀 녹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마당에서 아이 키우기' 로망으로 시작한 전원생활이지만 설렘은 잠시, 집과 텃밭은 무지막지한 노동을 부르는데...라는 책 표지 설명글을 보면 책 내용이 짐작이 간다. ㅎㅎ

아이가 5살이 되어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공동육아 센터에서 하루 종일 흙을 밟으며 놀았다는 저자는 보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기로 한다.

주택은 지은 후 급하게 시댁 식구들을 불러서 집들이를 했는데, 아이들은 밖에서 눈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아이들과는 달리, 형님은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며 걱정을 했고, 시어머니는 저수지 근처에는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셨다고 했는데, 그 걱정어린 목소리가 무엇인지 나도 짐작이 가기는 했다. ㅎㅎ

집 근처에 있는 식당 손님들이 와서 차를 댄다거나, 담배꽁초를 수북히 버리고 가고, 아이들은 저자 집에서 키우는 개에게 돌멩이를 던지고 하는 등의 민폐 행동을 하거나, 공기 좋은 곳 찾아서 집 짓고 살고 있는데 옆집에 사는 아저씨는 페트병이며 라면 용기 같은 것을 태워서 유독가스가 집 안에 가득 차게 만드는 것과 같은 경험들을 솔직하게 녹여 낸 이 책을 보면서, 아... 그래서 ㅏ들 아파트에 사는구나.... 정말 단독주택은 엄마가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집이라는 '모험' 이라고 제목을 지었겠지. ㅠㅠ

그래도, 고양이가 어슬렁 거리고 닭이 알을 낳아 주고, 겨울마다 난로를 떼워서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는 낭만.. 그런 낭만이 있는 곳이 바로 단독주택이라는 점을 또 이야기해준다.

그러니 나는... 그래. 뭐든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지. 그래서 나는 늙어서 꼭 단독주택에 살면서 화단 정리하면서 살고 싶어...라는 꿈을 꾼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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