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이름 책고래숲 6
김태란 지음 / 책고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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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라고 적혀 있는 이 책은 '어른이 읽는 동화책'이라고 하면 될까..?

글은 많이 없지만,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있어서 보는 내내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사실 나도 늦게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고 있는 동안

아내, 며느리, 엄마... 등등의 새로운 이름이 생겨났다.

온전한 내 이름으로 불리는 날들이 적어졌고,

** 엄마예요~ 라고 소개하는 날들이 늘어갔다.

김아리 씨와 김몽돌 군의 하루처럼,

나 또한 눈 뜨면 아이들 밥 주고, 옷 입혀서 어린이집 보내고,

집에 돌아와 밀린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고, 방을 쓸고 닦고, 요리를 하고,

또 아이를 데려와 씻기고, 옷 입히고, 밥 먹이고, 한글 공부를 하다가, 책을 읽히고, 잠을 재워준다.

사실 돌아보면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훅 지나있고,

나는 벌써 40이 넘었다.

가끔은 슬프기도 하고,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가,

그래도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맞장구치면서 웃다가,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다시 펼쳐지는 집안일에 한숨도 짓고,

그러다 앉아서 느즈막히 TV를 켜고 예능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예전에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를 독립시키는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뭐 비슷한 말을 하셨었는데

그때는 사실 되게 충격을 받았었다.

'그렇지... 아이는 언젠가는 내 품을 떠날 것이니까...

그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가 내 곁을 떠나고 나면 나는 혼자 남게 될 텐데..

그때는 아이 스스로 밥 먹고, 옷 입고, 친구들 만나고, 자신의 일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갈 텐데..

그러면 그때 엄마인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이 책의 주인공 김아리 씨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잊고 있던 자신의 이름을 찾으면서 꿈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내가 나중에 늙어서도 시간을 보내고, 그것으로 꿈도 키우고,

아이들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그 무언가는 무엇일까...

생각이 많아지는 그림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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