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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 - 믿을 수 없이 괴롭고, 참을 수 없이 터져나오는 나의 폭식 해방기
수연 지음 / 라곰 / 2022년 6월
평점 :
'가끔은 먹는 게 불행해'라고 말하는 이 책은 폭식증, 거식증 같은 식습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실 나는 '가끔' 먹는 게 불행한 사람이 아니라 '아주 많이' 먹는 게 불행한 사람이다.
스물 한 살 때였던가.. 두 살 때였던가..
되는 일이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미래는 막막해보였던 그때..
나는 내 몸이라도 괜찮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뚱뚱해지면.. 그거야말로 엉망진창이 되는 것이라고...
왜냐하면 나는 그때, 내 몸밖에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40 평생을 돌아봐도.. 나는 뚱뚱해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늘 내 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뱃살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고,
팔뚝살은 축축 처지는 것 같고...
그래서 안 먹기 시작했는데 계속 안 먹을 수는 없었다.
계속 먹지 않다가 과일이나 과자 하나를 먹게 되면 바로 입이 터지면서 갖가지 음식이 끝도 없이 들어갔다.
이 책의 저자도 나와 비슷했다.
그렇게 뚱뚱한 것도 아니던데.. 대학 초반 때 친구가 찍어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라서
하루에 세 끼만 먹고, 한 시간 운동하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렇게 꾸준히 한 결과 48kg까지 만들었지만
늘어나는 술 약속 등등으로 인해 다시 10kg이 찌고..
그러면서 멘탈이 흔들리고, 먹는 것에 대한 강박이 생기고,
그러다가 폭식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나는 적게, 혹은 아예 먹지 않다가 음식이 들어가는 순간 폭식으로 이어졌었는데..
이 책은, 중간중간 '폭식증 체크 리스트'도 있고
저자가 그동안 블로그에 올려 두었던 사진을 볼 수 있는 QR 코드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이어트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답하는 Q&A 코너도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생기는 궁금증 같은 것들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밥을 먹지 않아서 찌는 것'이라는 챕터가 기억에 남는데
나도 한때 탄수화물을 극도로 먹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밥은 물론이고 빵과 과자도 끊었었다. 끊었다기 보다는 참았던 것..
그랬더니 살이 빠졌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머리카락이 빠졌고
참다참다 한 입만 먹어야지... 싶은 생각이 들면 그때 바로 빵과 과자 폭식으로 이어졌었다.
저자는 규칙적이고 든든한 식사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게 제일 어렵고 힘들었다.
우리는 다이어트를 위해 사는 게 아니다..라는 꼭지도 기억에 남는다.
외모를 위해서 살을 뺐지만... 사실 그런 내 외모를 보고 칭찬해주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칭찬을 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도.. 그 사람들은 고개만 돌리면 금세 나를 잊었으니까.
뚱뚱한 게 이상한 것도 아니고, 날씬한 것이 좋은 것도 아닐 것이다.
이런 마음을 늘 새기고 살아야 하는데 아직 나는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이런 책을 읽고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아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