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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ㅣ 풀빛 그림 아이
숀 탠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22년 5월
평점 :
사실 나는 개를 키워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에는 개를 키우고 싶어서 엄마아빠를 엄청 많이 졸랐던 적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내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엄마 아빠를 보면서 실망도 하고, 상처도 받고, 그러다 내가 나이가 들면서 체념하게 되는.. 그런 길을 걸어왔다.
이제 학교도 졸업하고, 직장생활도 하다가, 결혼하고 아이도 낳아 키우게 될 정도의 나이를 먹고 보니
개를 키우고 싶다..라는 예전 마음은 마음속 구석에 스며들었고,
나는 개를 키우지 못할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는지
요즘에는 작은 강아지부터 시작해서 정말 성인 남자 만큼 큰 덩치의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나가서 걷다 보면 정말 여기저기서 개 혹은 강아지들이 걷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지.. 인간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지...
지나다니면서 내 취향의 강아지를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하고...
나중에... 혹시나... 나중에 혹시나 내가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저런 강아지를 키우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이 책은 '그래, 나도 강아지를 좋아해!'라는 마음을 가지고 읽어보게 된 책이었는데
내가 처음에 가졌던 생각보다 어두운(?) 그림체가 나와서 처음에는 좀 당황하기도 했다.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수상작이라는 것만 봐도 어떤 심오한 주제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개와 인간은 굉장히 오랜 시간 함께 해 왔다는 기록들이 있다.
개가 늑대의 후예(?)라고도 하는데, 인간과 함께 살면서 인간화 됐다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는 마주보고 서 있다가, 후에는 등을 돌리고 서 있기도 하고,
그 가운데 길은 붉게 물들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다시 새싹이 돋고, 그곳에 다리가 세워지고, 철길이 지나가는 시간이 흐른 뒤에
둘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사실 책의 내용은 아이들이 읽고 이해할 만큼 쉽지 않다.
그림도 아이들 취향은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이 읽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한 번 읽고, 다시 읽으면 앞서 읽으면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또 다시 읽으면 앞서 읽으면서 놓쳤던 내용이 눈에 들어오는 식이다.
표지도 멋지고, 그림은 심오하고, 주제는 묵직하니,
두고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