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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ㅣ 웅진 모두의 그림책 46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4월
평점 :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보니 동화책을 정말 엄청 많이 읽는 편이다.
자기 전에 3~5권씩 가지고 오니까 거기에 곱하기 2하면 잠들기 전에 읽는 양도 많고,
애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또 책 한 권씩 들고 나가서 읽어달라고 하니까.. 그것도 많고..
그런데 사실.. 애들이 좋아하는 책은 몇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수도 없이.. 정말... 수백... 번이라고 하면 좀 거짓말 같기는 한데,
정말 30~40번도 넘게 읽어준 책이 몇 권 있다.
저거를 또 들고 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 눈빛... 읽어줄 때마다 반짝이는 눈빛...
이제는 자기들도 내용을 다 아니까 뒷부분 이야기도 해가면서 듣는 그 모습...
그런데 그.. 애들이 좋아하는 그 책의 종류가 어떤 거라고 말하기는 좀 힘들다.
내가 볼 때에는 귀여운 그림이 전혀 아닌데 좋아하는 책도 있고,
와.. 이렇게 단순한 글감이야? 라고 생각하는 책이기도 하고...
그런데,
<잘 가>라는 이 책은 사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은 아니었다.
새 책이 도착하면 엄마가 먼저 한 번 읽고,
그날 밤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고는 하는데
사실 이 책은 엄마가 한 번 읽어봤지만 처음에는 책이 전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한 번에 와 닿지 않았을 정도로
전하는 내용이 깊고, 무겁고, 심오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읽어주었더니
자기들이 좋아하는 동물이라면서 쳐다보기는 했지만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
왜 잘 가..라고 이야기를 건네는 것인지 말이다.
엄마가 다시 처음부터 책장을 넘기면서
우리가 동물원에 갔을 때 봤던 곰 이야기도 하고, 코끼리 이야기도 하면서
비유를 해 가면서 설명해 주었더니 그제야
아... 하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사람들이 왜 동물을 향해 총을 쏘는지,
코알라들은 왜 나무에 올라가 뜨거운 불빛을 내려다보고 있는지,
왜 북극곰이 따뜻한 곳에서 살고 있어야 하는지...
이 책은 사실 어른이 봐야할 동화책인가.. 싶은 마음도 들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닌
정말 동물원에 살고 있는 수 많은 동물들...
그 동물들의 일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글밥은 무척 적지만
그 적은 글밥 안에 생각할 거리가 얼마나 가득한지...
사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철마다 동물원에 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좋아하고 신기해하는 아이들을 보면 동물원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러다가도, 사실 저렇게 낯선 땅까지 와서,
또 낯선 곳에 갇혀서 살아야 하는 동물이 아닌데... 싶은 생각도 들고.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답은 하나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생물 종들 하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
그러니.. 부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이 펼쳐지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