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어요? 걷는사람 에세이 13
이영하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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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밥은 먹었어요?>라는 제목만 봤을 때에는 그냥 이웃, 친구, 가족..에 관한 에세이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세월호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2014년 봄에 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오전에 뉴스 속보라며 컴퓨터 하단에서 팝업창이 떴다.

그런데, 팝업창 제목에는 '전원구조'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고,

나는 '다행이네... 그런데 왜 그렇게 큰 배가 빠졌을까? 어휴, 다들 고생했겠다...'라고 생각하고 넘겼다.

하지만 오후가 되고, 다음 날이 되자 사건은 정말 사건이 되어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에 안산에서 일하면서 알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이의 이름이 사망자 명단에 떴다.

초반에는 사망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던 것인지, 아니면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사망한 사람의 이름이 실시간으로 떴었는데, 그 아이의 이름이 평범한 것은 아니어서 나는 한 번에 알아보았다.


그때 나는... 안산에 가지 않은지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이들과 연락을 하지 않은지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당시 전국민의 마음과 같이, 마음이 아팠고, 왜 그런 사고가 났는지 궁금했고,

그들의 상처와 아픔이 얼마나 깊을지 가늠하면 같이 슬퍼졌다.


내가 알던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고, 세월호 뉴스만 반복해서 보던 나날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고,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이제는 '또...?'라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세월호에 관한 일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남은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식을 보내고, 형제 자매를 보내고, 친구를 보낸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

어쨌든 우리는.. 먹어야 사니까. 밥은 먹어야 사니까.

밥은 먹어야 살고, 또 싸울 수 있으니까.

밥은 먹어야, 우리의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으니까...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공감하고, 유가족들을 치유하기 위해 모인 자원활동가들이 건네는 말.

"밥은 먹었어요?"


<치유공간 이웃>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2014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밥을 먹고, 뜨개질을 하고, 웃고 울고 또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자원활동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니, 세월호가 아니라 세월호로 인해 벌어진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 한 권으로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이 책 한 권으로 가족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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