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만큼 부러운 것이 또 있을까. 작가님의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져서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게도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이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다 주인공의 결말처럼 나도 나의 세계에서 내가 선택한 순간들을 오롯이 감당하며 앞으로의 수많은 선택의 기회를 기대하며 기다려야겠다 마음먹는다.
‘끝까지 진실을 숨기긴 어렵다’는 문장 하나에 언제 어떤 비밀이 드러날지 궁금해하며 읽게 됐다. 조용하고 하루하루가 똑같은 하품 크릭에 찾아온 전학생 오키드. 전학생으로 인해 조용했던 마을은 시끄러워졌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십 대 아이들 이야기가 술술 읽힌다. 언젠가 한 번쯤 만난 적 있는 듯한 마치 내 학창 시절 친구들 이야기 같아 눈을 뗄 수 없었다. 선생님의 질문이나 친구들이 주목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워 목덜미에 ‘붉은 공포’가 생기는 도로시는 그 시절 내 모습 같았다.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각기 다른 십 대 아이들이 느끼는 섬세한 감정을 따라가며 그 시절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누구나 꿈꾸는 자기 모습이 있다. 오키드는 어떤 모습의 자신을 꿈꾸며 그려봤을까. 나는 내가 꿈꾸던 모습에 가까운 사람이 됐을까 아니면 여전히 그 모습을 흉내 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