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인 님이 번역 후기에 남겨주시기도 했지만 감사 일기 썼을 때의 효과처럼(처음에는 감사할 일을 하나도 못 찾다가 날이 갈수록 순식간에 많은 감사 목록을 채우게 되는 바로 그 효과) 기쁨을 찾아내는 로스 게이의 센서 역시 뒤로 갈수록 활성화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직접 글을 쓰지 않았지만 로스 게이의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같은 효과가 발휘된다는 것.
그렇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문득 기쁨을 감지하고 누리는 때가 많아졌어요. 기쁨의 허들을 낮춰준달까… 땅굴 파고 들어가는 이야기 읽을 때랑은 또 다른 매력과 장점을 『기쁨의 책』은 가지고 있었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명의 빛과 기쁨이 있을 터이니,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감화되는 부분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미소 짓지 않을 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 포인트는 미소다. 한바탕 왁자지껄 웃거나 박장대소하는 것과는 다른… 어떤 사람과 작은 기쁨을 함께 나누었을 때 그 순간 주고받는 눈짓이나 빙그레 짓는 미소, 그것이 이 책에 대한 나의 감상이자 이미지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빙그레 미소가 늘 귀하고, 필요한 사람이다. 가능하면 매일 곁에 있었으면 싶고. 그런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연습 친구가 되어준다. 그냥 매일 잠시 남는 시간에 『기쁨의 책』을 한두 쪽 읽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기쁨과 미소는 쉽게 채울 수 있으니.
오늘 나의 기쁨은 이 책을 완독한 것, 비가 와서 비교적 한산했던 카페, 점심으로 먹은 맛있는 새우 완탕면, 종업원과 눈을 맞추며 감사 인사를 전하던 순간, 집에 와서 간식으로 먹은 따끈한 가래떡, 지금 이 서평을 쓰는 컴퓨터 화면 뒤에 기대어 누워 있는 우리집 고양이…… (끝없이 이어지는 목록을 보니 아무래도 연습이 너무 성공적이었나 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