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사랑 아니면 사람 - 사랑을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
추세경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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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공감이 많이 되는 책이 있었던가. 특히 앞부분부터 중간까지는 너무나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이 정도면 전부 밑줄을 그으며 읽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하고, 혼자만의 고민에 빠져 책을 읽어내려갈 정도로 너무나도 고민이 많이 됐다.

나도 평소에 글을 쓰고 있는 편이다. 특히 일기는 매일 쓰고 있고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곳에서는 어쩌다 생각이 나면 종종 나의 기록을 남기곤 한다. 그래서인지 출퇴근을 하시면서도 수시로 글을 쓰는 작가님의 문장을 보면서 더욱 공감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성향적인 면을 보면서도 혹시 나를 어디선가 몰래 지켜보고 있으신 게 아닌가 싶은, 우스운 생각을 잠시나마 하기도 했다.

‘나’라는 사람도 보통 내향적이고 진지한 생각에 많이 빠져 사람 자체가 조용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MBTI로 사람에 대해서 모든 걸 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INFP이다보니 생각도 많고 내향적이고 수시로 철학적인 생각에 혼자 빠질 때도 많다. 그렇다보니 어느 정도 결이 맞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눠도 들어주고 대화를 이어갈 맛이 나지만, 특히 관심 밖의 이야기와 아주 사소한 이야기 위주로만 하는 다른 이들의 대화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피로해질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럴거면 차라리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있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19p. 다른 사람들과 있으면 괜히 피곤해지는 반면 혼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에너지가 충전된다.

나도 작가님처럼 ‘언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언어를 가지고 노는 게 재밌다. 이 때문에 생각나는대로, 수시로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개개인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전부 다른데 나는 나만의 언어를 통해 나만의 세계관을 만들어가고 확장해나가는 게 좋다. ‘현실’이라는 지금 이 순간과는 또다른 세계관이 펼쳐지는 기분이 든달까. 그러다가 다른 누군가를 만나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는 나의 세계관이 조금씩 넓어지고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설렐 때도 많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부터 작가님이 조금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작가님만의 언어로 솔직하고 따뜻하게 글을 쓰시는 게 말이다. 단순히 작가님만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계셔서 부럽다기보다, 그 분만의 언어로, 그리고 그분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서 문장을 만들어내 이렇게 책을 집필하기까지 하시니 부러웠던 것이다. 어쩌면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28p. 언어는 생각의 발현이지만 반대로는 언어가 생각을 규정하기도 한다. 생각하는 대로 말하기도 하지만 말하는 대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 ‘생각’이란 것과 ‘언어’의 상관관계는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무엇이 먼저냐고 따질 필요도 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나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다른데, 어떨 때는 생각하는대로 말하고 또 어떨 때는 말하고나서 생각할 때도 많다. 워낙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 대부분 생각부터 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말부터 내뱉고 뒤늦게 생각을 할 때도 많은 것이다.

33p. 말이라는 것은 생각의 드러남이다. 진지한 생각을 하다 보면 일상적인 대화에 필요한 신변잡기적인 일들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 오늘 날씨가 좋은지 나쁜지, 회사 근처의 맛집은 어딘지, 요새는 어떤 연예인이 유명한지, 그런 것들에 별로 관심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꽤 중요한 질문이거나 생각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솔직히 나에게도 이러한 말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삶’이란 것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또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나만 이렇게 유별나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데 크게 동요하지 못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작가님의 책을 보면서… 이 생각은 어느 정도 접어둘 수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그리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34p. 그런 진지한 생각들을 모으면 글이 되기도 하고 그 덕분에 글 작가가 될 수도 있다. 진지하고 과묵한 성향이 일상에서는 불편하지만 그게 작가가 되기 위한 소양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다.

나 역시도 하루의 일상이 어떻게 돌아갔는지에 대해서 적는 일기를 빼면, 대부분 진지하게 생각한 것들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것들이 소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님처럼 일상 생활을 할 때는 조금 힘들때도 있지만,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글을 쓸 때는 아주 좋은 글감이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나는 나의 진지한 면이 싫증을 일으킬 때가 있으면서도 때로는 좋을 때도 있다.

<인생은 사랑 아니면 사람>이라는 제목만 봐도 어느 정도 공감을 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연인이나 가족, 친구, 등 가까운 사람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사랑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결국 인생은 이 책의 제목처럼 사람 아니면 사랑이 아닐까. 사람은 사람을 통해서 인생에 대해 배우고 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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