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 이방인의 시선이 머무른 낯설고도 애틋한 삶의 풍경
홍예진 지음 / 책과이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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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만의 진솔하고 통찰력있는 사색이 담겨있는 책. 그리고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느끼는 차별과 모국(또는 모국어)에 대한 그리움과 애증을 표현하는 글들이 적혀있는 책이다.

‘이방인’이라는 존재로 살아가면서 ‘미국’이라는 사회 안에 적응했다 싶다가도 주변을 돌아보면 어김없이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곤 했던 작가님. 그러면서도 삶의 과정 속에서 다른 이를 통해서 삶에 대한 통찰을 깨닫는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가신 걸 보고는 공감이 되기도 했다. 비록 나는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여전히 살고 있지만 작가님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다른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동시에 이해가 되기도 했다. 살고 생활하는 곳은 다르지만 같은 한국인이기에 그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책을 읽으면서 종종 발끈하는 경우도 생기곤 했었다.

121p.
인간은 내면의 찌질이를 숨기고 사는 존재이기도 하다. 중저가 매장 소비자가 됐든, 주눅 든 소수인종이 됐든, 탐미 본능을 충족시켜주고 안목을 우대해주면 이렇게 통쾌해하지 않겠는가.

고백하자면 나는 한 번씩 스스로 찌질이의 면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숨기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저 드러내기 싫으니 괜찮은 척, 멀쩡한 척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너무나도 부족한 면들이 많아 오히려 더 숨기기에 급급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모습을 통해 더 찌질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렇지만 그 모습조차도 ‘나’이기에 그런 모습의 나에게도 무언가를 하든 만족시켜주고자 한다. 때로는 그런 경우도 있어야 ‘찌질이 나’도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149p.
사랑은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안락을 각오하고 자신을 던지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어느 시점에 가서는 기적처럼 아름다운 존재를 빚어내기도 한다는 것. 페이스북 속 아기 사진을 둘러싼 제이크네 가족의 미소에는 경계가 없었다.

‘사랑’이란 힘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강력한 것 같다. 이와 결이 다른 책을 봐도 사랑이란 단어에 대해서 끊임없이 강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도대체 이 사랑이란 게 뭐길래 사람의 삶에 관여를 많이 하는 것일까.

단순히 이성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사랑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가치가 있다고 매기는 것 같다. 사랑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한편으로 생각하면, 삭막한 삶에서 사랑이란 게 존재하기 때문에 여전히 세상이 조금은 살만하다고 볼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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