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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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사람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욕심을 내고 끊임없이 돈에 대해 갈망하며 이런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작중 인물의 추악함에 몇 번이고 고개를 흔들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그런 캐릭터가 바로 은희라는 캐릭터인데, 많은 돈을 가지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자신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며 이런 말을 당연한 듯이 내뱉는 모습을 보고 인간이 이렇게까지 타락할 수가 있구나 하고 다시금 상기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보험 사기’라는 말이 단순히 소설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하고 실제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과정을 직접적으로 보기보다 이렇게 소설로 간접적으로 접해보니 오히려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이런 일들이 벌여졌다는 걸 보면 이런 일로 사람을 죽이고 또 이런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구나 하고 그저 놀라워하며 보고 말 텐데, 이 소설을 보고나니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기보다 다시 돈에 대한 끝없는 갈망으로 인해 사람이 끊임없는 타락을 맞이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더 마음에 와닿으며 책을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당신이 그런 사람들에게 관심이나 가져본 적 있어? 역 앞에 있는 그 사람들 죽으면 누구라도 찾아올 줄 알아?
돈 없으면 가족들조차 시신 인계를 거부해. 그런 사람들에게 장례를 지르는 돈이 아까우니까!
그러니 어차피 죽으면 버려질 사람들이야. 알기나 해?
그런 사람들을 내가 대신 정리해 준 거라고.
이 얼마나 정의로운 일이야?” (257p)

단순히 더 많은 돈을 위해서 사람을 죽인 거면서 오히려 그런 자기 자신이 정의로운 일을 해낸 거라며 말하는 은희를 보고 사람이라면 이런 욕망을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은 문장이었다. 솔직히 나로서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었지만, 분명 다른 누군가는 그런 생각을 품기에 아무렇지 않게 사람들을 죽여나가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아무래도 소설이다보니 인물 간의 극적인 만남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스토리 진행 자체가 빠르게 흘러가서 이런 아쉬움조차 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좋아하고 특히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며 돈에 대한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어디까지 과연 타락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면 이 소설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협찬을 통해 제공받아 서평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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