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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줄리아 보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9월
평점 :

책표지와 같이 찍은바와 같이 두꺼운 도서목록도 같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평도서를 보내주시는데 이렇게 신경써주시는 출판사인 점이 인상깊어 같이 찍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도서목록은 10여장 정도 되고 남은 쪽들은 노트로 사용할 수 있게 해 놓은 점도 또한 실용적이기도 했습니다.)
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은 양차 대전 사이의 전간기(1919년~1939년)의 독일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독일에 대해 어떤 시각을 지니고 다녔는지를 다루는 책이며(물론 책의 최후반 19장 전쟁 초읽기부터 21장여정의 끝은 2차세계대전 간과 끝을 다루고 있긴 하긴 합니다만..),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본서의 서문에서는 어째서 나치즘으로 흘러가는 독일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려하지 않았던가 하는 점에 대해 길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이어지는 본서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니 한번 찬찬히 읽고 넘어가시는 것을 권합니다. (유대인 차별 문제를 언급하면 자연히 미국 내의 인종차별 문제에 결부될 수도 있었기에 나치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게 되었다는 내용이라거나, 생각해보면 인권에 대한 보편적인 감각과 상식이 세계의 파괴를 가져온 2차대전 이후에야 반성의 발로로서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런 시각들도 이해가 됩니다.)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이던 로저 프라이의 누이) 조앤 프라이의 영국 퀘이커교도 구호단의 독일 각지를 돌아다니며 독일인들에게 듣게 되는 베르사유 조약에 대한 분노에서부터 시작되는 책의 본문은 그 전간기 독일을 거쳐갔던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룹니다. 당시의 독일 주재 대사를 통해 반 프랑스 감정을 다루는 한편, 크누트 함순이 노벨상 메달을 괴벨스에게 보내줄 만큼 헌신적이었다는 내용(…)이라거나, 히틀러가 밝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독일을 이끌고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는 이야기나.. 버나드 쇼, 찰리 채플린(나치가 갑작스레 맹렬히 그에 대한 반대 운동을 펼쳐 갑작스레 베를린 방문을 중단하게 된), 나치의 부조리함에 대해 예리하게 캐치한 부조리극의 대명사 배케트의 캐치 등… 참고문헌을 제외하고도 600쪽 가까운 분량 속에 여러 사람을 다루려고 한 점이 독자에 따라 장점으로 다가올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책의 흥미로운 점이라 얘기 할 수 있겠습니다. 루돌프 헤스 등 나치당 고관들과 전간기에 이루어진 만남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런 점도 해당 시기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는 흥미로운 점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인 줄리아 보이드의 외교관의 아내로서의 경력 덕분인지, 책의 곳곳에서 대사관저에서 열린 만찬이나 그 만찬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당시 독일이 어떤 분위기였는지 알려주는 단서들이 되고 있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브리앙 총리가 ‘프랑스인 꺼져라’라는 말을 놓치지 않는 부분이라거나, 1932년 독일 대선에서 힌덴부르크가 재선을 못할 게 분명하므로 이 만찬이 힌덴부르크가 여는 마지막 만찬이 될 것이다(…)고 호언장담하는 내용이라거나… 뭐 지금 사람의 입장에서야 결과를 다 알고 있으니 가볍게 논할 수 있긴 합니다만 그때 사람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그때의 기록을 통해 찾아 보는 것이 또 이런 교양 역사서를 읽는 묘미가 되겠지요.
이번 10월은 대체 공휴일 덕에 3연휴도 두번이나 생겼으니, 해당 시기에 관심 있으신 독자분들께서는 여유로이 이번 연휴 간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