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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회화실록
이종수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11월
평점 :
태조 어진부터 망국의 고/순종 시대까지 시계열순으로 각 국왕의 시대를 보여줄만한 예술작품을 엄선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책입니다. 개중에는 성종때 명군현비병 같이 실제 존재하지 않는 작품을 선정하는 센스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거론 할만한 중요한 시대라도 실제 작품이 없는데 굳이 이렇게 집어넣을 필요가 있었는가 싶기도 합니다만..) 그 외에도 거론할 작품이 없던지 효종조를 120년 전 영조때 그린 심관구지도로 채우거나 하는 것을 보면 각종 전화 및 부산 피난처 어진 일거 대소실 덕에 한 국왕의 시대에 거론할만한 한 작품조차 남기가 쉽지가 않았음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인상 깊은건 역시나 숙종시대. 환국이 지속적으로 있던 시대 덕에 소론의 영수 윤증과 남인 거두 윤선도의 증손 윤두서의 자화상, 그리고 이들의 대척점 노론의 영수 송시열의 초상 세개나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실 숙종조 인물중에서 유일하게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 윤증의 초상인 것이나, 숙종보궐정오의 윤증 졸기의 그 진실한 심지와 독실한 공부는 이 문순공 이후 오직 한사람 뿐이었으며..라는 찬사를 싣은 것도 역사의 패자에 대한 저자의 관심과 동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하겠지요.
그런데 문순공을 굳이 괄호로 (이이)라고 쳐 놓은 것은 사족이었습니다 싶습니다..
아시다 시피 문순공은 이황인데 그 이문정 이문성 성인 드립으로 후세의 윤색 운운 하여 시끄럽게 만드는 이이의 시호와 착각을 하신 점은 서인이 남인 거두를 거론할 리 없다는 무의식에서 비롯된 착각인겐지... 재판에서는 수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담이지만 철종때 그림이 그 유명한 철종어진이 아닌 강화행렬도(...)인 점은 좀 뜻밖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선정의 이유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림이 그 시대상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선정하려 노력하며 책을 펴냈다는 느낌이 잘 드러났다고 할까요.
작품에 대한 설명과 시대에 대한 서사가 잘 버무려져 큰 신경 안쓰고도 손쉽게 읽히도록 잘 쓴 책이니 한번쯤 기회가 닿으시면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