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한테 잘해줘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3
박영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을 읽고 지금까지 오랫동안 시간이 날 때 ‘영우’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결론은 아직까지 난 이 책의 제목을 이해할 수가 없다.

 

하지만 추측은 얼마든지 해볼 수 있었다. 내 생각에 ‘영우’는 소설 속에 ‘나’ 자신인 것 같다.

읽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소설은 전체가 ‘나’로 진행될 뿐,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거나 ‘나’ 스스로 ‘나’의 이름을 언급한다거나,

어쨌든 ‘나’라는 존재는 ‘나’로만 불릴 뿐 진짜 ‘나’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나’의 진짜 이름이 어쩌면 영우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이 책은 얼핏 보면 ‘자이언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가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엄연히 ‘나’이다. 목적 없이 과고를 준비하는 것도 ‘나’이고, 이유 없이 물건을 훔치는 것도 ‘나’이고, 가정 속에서 방황하는 것도 결국 ‘나’이다.

‘자이언트’는 그런 ‘나’를 ‘영우’로 만들어 주기 위해 누군가가 내려준 통과의례 같은 것 아니었을까?

 

적어도 나는 ‘자이언트’에게 그런 의미를 주고 싶다. 만약 작가가 의도한 것이 답답해서 자살한 키티라고 해도, 난 꾸역꾸역 의미를 갖다 붙이고 싶다. 너무 안타깝고 아쉽기 때문에.

 

결국 ‘영우한테 잘해줘’라는 책의 제목은, 곧 ‘나’이자 ‘영우’인 친구에게 보내는

‘자이언트’의 마지막 부탁이 아니었을까? ‘네 인생에 잘해줘’ 같은. 친구는 위하는 마지막 마음.

‘영우’가 진정 자신의 삶을 살길 이야기 밖에서나마 바래본다.

 

“코끼리 발목을 잡고 있는 끈.

그거 누가 끊어야 하는지 아냐?

그래, 자기 자신!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

 

-본문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