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밀실 1
이주호 지음 / 서울북스 / 2007년 5월
구판절판


서인들이 꽹과리와 장구, 징으로 장단을 펼쳤고, 그 위에 이이첨이 춤을 추었으며, 자신은 흥에 겨워 몸을 들썩거린 꼴이었다. 서인들은 너무나도 치밀하고 잔인하게 악을 연주했다. 오랏줄에 묶인 그를 과연 살릴 방도가 없었을까. 화려한 장단에 눈이 멀고 그들의 추임새에 넋을 놓아버린 어리석은 자신의 희미하고 아둔한 그림자에 광해군은 치를 떨었다.-44쪽

누구든 자신과 가까워진 뒤로는 힘을 얻었고, 그 힘으로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다가 마지막엔 어김없이 자신을 버렸다.-47쪽

왕이 되려고 하지 않았지만 그리되었고, 동생들을 죽이고 어미를 폐하고 싶지 않앗지만 그리되었으며, 허균을 죽이고 싶지 않았지만 그리되었다. 광해군은 김개시의 처소에 남겨진 것이 아니라 갇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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