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애란은 주인공을 절벽으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지켜본다. 밀지도 않고 당기지도 않는다. 절벽의 끄트머리에서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주인공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습을 우리는 거울을 보듯 본다. 절벽 앞에 놓인 거울, 그것이 김애란의 소설이다.노량진, 고시원, 편의점. 김애란의 소설을 상징하는 장소 중 편의점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이나 네이샵처럼 빛나는 곳의 그림자가 더 어둡다는 걸 알게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