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원래 공대에 가고 싶었으나 기대 없이 넣었던 의대에만 합격해 어쩔 수 없이 의대생이 되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많은 수험생들의 공분을 살 만한 대목이지만 저자가 공부를 너무 잘하는 넘사벽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힘들게 공부하고 병원에서 수련하고 시험에 합격해서 의사 면허를 받았는데 지금은 의료 봉사를 하며 살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저자는 의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편을 택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역 발전을 도모합니다. 아픈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방문 진료를 하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을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책에는 저자가 만난 사람들, 코로나19를 겪으며 느낀 점, 저자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등 저자의 일상 이야기가 나옵니다. 가정 방문 진료를 하게 되면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과도 만나 세세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환자의 집에 가서 직접 치료하고 임종을 지켜보는 심정이 어떨까요. 장례식장에도 방문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는 것 보면 저자는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자는 집에 오면 언제라도 비상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벨소리를 최대로 설정한다고 합니다. 자다가도 깨서 환자에게 달려가기 위한 조치입니다. 청년 의사가 고소득의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봉사 활동 수준의 삶을 산다고 하면 누구나 놀라겠지요. 실제로 '왜 의사인데 이러고 살아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왜 이러고 사는지'에 대해 저자의 인터뷰 내용이 나오는데요. 저자는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마을에 온 것이 아니라 자신 안의 편견과 끊임없이 싸우고 화해했을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이 편견과 싸우기 위해 혼자는 어렵겠지만 함께 할 사람들이 있다면 기꺼이 즐겁게 해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남들이 다 한다고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의 주관대로 사는 삶, 저자는 이런 삶을 살고 있네요. 소신대로 살기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자 덕분에 행복한 사람이 많았겠지요. 이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고 그렇게 발전합니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거기서 행복을 느끼는 저자의 선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