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배경은 백 년 전 영국 시골 마을이에요. 밀리몰리맨디와 수전, 빌리가 마음껏 뛰어노는 작은 마을이 정겹네요. 어린 친구들이 형제자매처럼 친하게 지내고, 동네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아이들이 크기에 참 좋은 환경이죠. 햇살이 가득한 산골 마을에서 즐겁게 뛰어오는 아이들이 참 부럽네요.
5권의 첫 이야기는 '밀리몰리맨디가 숙녀처럼 옷을 차려입어요'입니다. 밀리몰리맨디와 수전이 옷장에서 어른 옷을 몰래 꺼내 입고 심부름을 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데요. 숙녀처럼 입고 숙녀처럼 이야기하니 아무도 몰라볼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마을 어른들은 한눈에 알아봅니다. 그래도 내색을 하지 않고 맞장구도 쳐 주네요. 빌리는 이 둘이 누구인지 알아볼까요? 저도 어릴 때 엄마 치마를 입고 놀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이들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죠.
'밀리몰리맨디가 금혼식을 해요'에서는 이 세 친구들이 금혼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가 나오는데요. 부모님과 친척들이 어떤 선물을 하는지, 할아버지 할머니의 반응은 어떤지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밀리몰리맨디가 반짝이는 금처럼 예쁘게 행동하겠다고 약속하면 밀리몰리맨디가 금혼식 선물이 된다고도 말합니다. 이렇게 가족과 친척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모습을 보니 이 마을의 아이들은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세 친구들은 공연을 준비하는데요. 아이들은 존재만으로도 기쁨이죠.
그 외에도 마을에 영화 촬영을 와서 아이들이 단역으로 출연한 이야기, 가이 포크스 데이를 즐겁게 보내는 이야기, 아이들이 연못에 빠져 옷이 지저분해져서 엄마가 빨래를 여러 번 하며 아이들은 거품 목욕을 한 이야기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겪은 소소한 일도 중요하게 나열하는 걸 보면 분명 작가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을 거예요. 밀리몰리맨디 이야기가 백 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아이도 저도 즐겁게 읽는 힐링 동화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