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띄엄띄엄 있었던 시절에는 고객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영업이 잘 됐겠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너무 많습니다. 경쟁이 과열되면 불필요한 치킨 게임도 많아지겠죠. 아파트 우편함에도 필라테스 광고지가 계속 꽂혀 있고, 신규 고객에게는 파격 할인을 해준다는 문구가 꼭 등장합니다. 그렇다면 신규 고객일 때는 할인을 받고 수업을 받다가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 다른 스튜디오를 찾아 신규 할인 혜택을 받는 고객도 분명 있겠죠.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면 사장 입장에서는 바쁘고 정신은 없는데 정작 남는 것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지금처럼 필라테스가 붐이 일기 전에 잠실에서 자리를 잡아 신규사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선 것도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됐겠지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롱런하기 힘듭니다. 기존 혹은 신규 스튜디오와 비교해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비결은 이 책에 잘 나옵니다. 읽으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신규 고객 할인을 하지 않고 가격 할인도 없습니다. 따로 홍보를 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꾸준히 재등록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깨끗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강사와 함께 운동하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이렇게 초심을 잃지 않고 영업을 하는 곳은 드물죠.
저자는 청소, 인사를 기본으로 여깁니다. 수업이 끝나면 강사들은 기구를 깨끗하게 닦습니다. 모든 강사들은 자신의 고객, 다른 강사의 고객은 물론이고 건물 안에서 지나치는 모든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합니다. 기존 고객에게 한 번씩 깜짝 선물을 주거나 그만두는 고객에게도 감사의 선물을 증정합니다. 출석부를 몇 년간 100번이나 수정하는 것을 보면 저자의 꼼꼼한 성격을 알 수 있죠. 이 출석부에 고객의 모든 정보가 담겼습니다. 자신의 스튜디오에 맞는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어 전문가에게 의뢰래 직접 만들어 쓸 정도니까요. 이렇게 관리한 고객을 파악해 적절하게 문자도 보내고 연락을 취해 재등록률을 높입니다.
모든 자영업자들에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이런 마음가짐으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데 집중한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가치관을 강사들과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