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고슴도치와 작은 고슴도치는 도시락을 챙겨 숲으로 소풍을 갑니다. 숲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누워서 놀기도 합니다. 새도 만나고 고양이도 만나는군요. 여우를 만나서는 깜짝 놀라 부리나케 도망갑니다. 작은 고슴도치는 겁이 많습니다. 큰 고슴도치가 안 보여도 무섭고 휘파람 소리가 들려도 무섭습니다. 하지만 그걸 들키고 싶지 않았는지 "난 하나도 안 무서워!"라고 계속 말하지요. 말은 그렇게 해도 행동과 표정에서 표가 나겠지요. 큰 고슴도치와 새, 고양이 등은 작은 고슴도치에게 "너 많이 무서웠겠구나."라고 얘기합니다. 그 때마다 작은 고슴도치는 무섭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아이들도 이런 경우가 많죠. 무서우면서도 안 무섭다고 하고, 깜짝 놀랐으면서 안 놀랐다고도 합니다. 아마도 어른들이 "넌 다 컸으니까 이제 아기처럼 굴면 안 돼."라는 말을 해서 그런걸까요. 우는 아이에게 울지 마라고 하고,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영향인 것 같아 미안합니다. 어른들이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라면서 점점 단단해지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작은 고슴도치는 나중에 큰 고슴도치에게 "사실은 아주 조금 무서웠어."라고 말하고 큰 고슴도치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하며 안아줍니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책이네요. 글밥이 제법 많은 편이라 엄마가 아이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