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꽃
이곤 지음 / 종이로만든책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비꽃은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뜻한다고 합니다. 비꽃이라는 단어가 있는 건 처음 알았네요. 이 책에서는 비꽃처럼 누구보다도 한 발을 더 먼저 내디뎠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18세 소녀 애정은 본 것을 그대로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비상한 기억력과 그림 실력으로 독립운동을 위한 지도를 만드는 데요. 함께 독립운동을 하는 동지들과 작전 수행을 하며 초조한 나날을 보냅니다.

애정이 독립운동에 합류하기 위해 경성에 오는 날, 우연히 총독의 아들 세이지를 만나 인연을 맺게 되는데요. 애정은 세이지의 도움으로 아뜰리에를 드나들며 그림을 그리고, 조선총독부 등 주요 시설에도 가게 됩니다. 아뜰리에에서 그림을 그리던 일본인들도 애정을 멤버로 받아줍니다. 아마도 그들은 일본의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 다른 나라에 와서도 놀면서 그림을 그리며 전시회를 여는 사람들이니 금수저겠지요. 한국인들이 어둡고 힘든 얼굴을 하고 있는 데 반해 그들은 밝고 맑은 얼굴을 하고 있어 대조적입니다.

여기서 세이지의 순수함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세이지는 '일본이 한국을 도왔다. 한국은 일본 덕분에 많이 발전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부분은 그 당시 많은 일본인들이 가졌던 생각일 텐데요. 일본이 우리나라에 어떤 만행을 저지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알 리가 없기 때문이지요.

애정은 세이지 덕분에 독립운동 작전을 잘 수행합니다. 한편으로는 세이지의 마음을 이용하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애정은 본 것을 그대로 그리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마음속에 떠오르는 감정을 그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데요. 같이 독립운동을 하는 주민은 애정을 산으로 데려가서 멋진 풍경을 보여 줍니다. 애정이 많은 풍경을 보고 느끼다 보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거라고 격려해 주는군요. 애정은 언젠가는 자신의 감정을 그릴 수 있을까요. 그들의 독립운동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독립운동가로서의 애정와 한 사람의 18세 소녀 애정을 동시에 보여주는 책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평화로운 세상은 그 당시에 자신을 희생해가며 독립운동에 참여하신 분들 덕분이지요.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감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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