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웬디 미첼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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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치매 환자입니다. 책을 쓸 정도인 걸 보니 아직 치매 초기 단계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자는 치매 환자로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가족들의 역할을 차분하게 이야기합니다. 우리 주위에도 갈수록 치매 환자들이 늘고 있으니 치매에 대해 미리 대비해야 할 것 같아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치매 환자를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기억을 점점 잃어 결국에는 딴 사람이 되어 버리지요.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많은 추억도 잃어버린다는 점이 슬픕니다. 하지만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치매도 환자마다 경중이 다르고 상태도 다릅니다. 모든 치매 환자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니 개개인의 특징에 맞는 처방과 대우가 필요합니다.

치매 환자라고 아무것도 못 하게 하면 두뇌 발달이 저하되어 치매에 좋지 않겠지요. 저자는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해 봅니다. 어릴 때부터 요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타이머를 맞추고 달걀 하나를 삶는 과정이 아슬아슬한데요. 자신이 직접 삶은 달걀을 먹는 장면이 보기 좋네요. 요리를 하다가 자리를 옮기면 달걀을 삶으려고 한 사실조차 잊을 것 같아 그 자리에서 물을 끓이고 타이머를 맞추는 모습이 불안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대신해 주면 자신감을 잃고 앞으로는 요리를 전혀 할 수 없게 되겠지요. 저자는 접시에 담긴 음식이 잘 보이지 않아 접시의 색깔을 바꾸기도 하고 접시의 종류를 아예 다른 것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불편한 점을 스스로 깨닫고 하나씩 해결해 가려고 하는 과정도 치매 발병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치매 환자의 가족은 생활이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치매 환자와 가족 간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치매 환자가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고 혼자 있도록 방치한다면 친목 관계에서 오는 많은 즐거움과 소속감 등을 상실하겠지요. 치매에 걸린 사람이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계속하고, 어려운 부분은 간단한 단계로 수정하면 좋습니다. 요양원보다는 자신의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면서 지낼 수 있다면 좋겠지요. 저자가 치매에 걸린 상태로 쓴 글이라 현실적이고 생각할 거리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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