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몰리맨디 이야기 1 - 심부름을 잘해요 모든요일클래식
조이스 랭케스터 브리슬리 지음, 양혜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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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유아부터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참 좋을 명작입니다. 밀리몰리맨디가 1925년에 발표됐다고 하니 거의 100년 가까지 된 이야기인데요. 지금 읽어도 참 재미있으니 명작은 시대를 초월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1920년대 영국의 한 시골 마을이 배경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의 이름은 밀리센트 마거릿 어맨다, 이름이 길어서 줄여 부른 이름이 밀리몰리맨디입니다. 밀리몰리맨디도 긴 이름이잖아요. 이름을 소개하는 시작부터 참 재미있네요. 아이도 밀리몰리맨디를 소리 내어 말하며 재미있어하는데요. 작가가 아이들의 마음을 참 잘 아는 것 같아요.

밀리몰리맨디는 예의 바르고 착한 소녀입니다. '심부름을 잘 해요'에서는 이렇게 많은 심부름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을지 조마조마한데요. 어른들의 심부름을 잊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1페니를 어떻게 쓸까요?'에서는 낡은 외투 주머니에서 1페니를 발견하고는 어떻게 쓸지 가족에게 물어보는데요. 할아버지는 은행에 저금하라고 하고 할머니는 털실을 사서 뜨개질을 배워보라고 합니다. 아빠는 씨앗을 사서 샐러드용 겨잣잎을 키워보라고 하고 엄마는 작은 케이크 팬을 사서 케이크를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삼촌은 돈을 아껴뒀다가 3펜스를 모아오면 새끼 오리 한 마리를 주겠다고 합니다. 밀리몰리맨디는 우선 샐러드용 겨잣잎 씨앗을 사서 기릅니다. 씨앗이 자라서 잎이 되었을 때 이웃 아주머니에게 판매해 2펜스를 벌고, 1페니로 털실을 사서 주전자 손잡이 싸개를 만들어 엄마에게 1페니에 판매합니다. 1페니로 케이크 팬을 사서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 지나가던 아가씨에게 판매합니다. 이렇게 해서 남은 돈으로 사탕도 사고 저금도 합니다. 나중에 3펜스를 모았을 때 삼촌에게 노란 새끼 오리를 받게 되는군요. 이 이야기에서 어린이도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아이가 만든 것을 가족과 이웃이 기쁘게 사 주면서 경제 개념을 키워주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여기서 페니와 펜스는 같은 단위입니다. 1페니는 페니, 2페니 이상은 펜스를 사용합니다. 단수와 복수 개념이죠. 책을 읽다가 저도 헷갈려서 검색해 봤는데요. 이번 기회에 하나 배웠습니다.

우리나라도 농경 국가였을 때는 한마을에 일가 친척이 모여 살았죠. 작은 마을이다 보니 마을 사람들끼리 속속들이 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밀리몰리맨디가 사는 마을도 그렇네요. 책을 읽어보니 '한 명의 아이를 키우려면 한마을이 필요하다'라는 격언이 절로 떠오릅니다. 마을 공동체에서 어른들의 사랑을 받고 또래 아이들과 뛰어놀면서 큰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라겠지요.

책에 수록된 삽화도 참 예쁘죠. 누가 그렸나 했더니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해요. 저자는 스무 살에 왕립 아카데미에 그림이 걸릴 만큼 미술에 재능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리던 중,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써 나간 이야기라고 합니다. 지금 읽어도 재미있는데 그 당시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은 것은 당연해 보여요. 총 6권 시리즈라고 하니 한 권씩 계속 구입해서 소장하고 싶네요. 아이들의 정서에도 참 좋은 명작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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