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는 이야기가 세 편씩 나오는데요. 다 재미있지만 돌더지가 기린날다람 집에 가는 이야기는 제가 봐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기린날다람은 아마도 기린과 날다람쥐의 합성이겠죠. 돌더지에 나오는 동물들은 이런 식으로 두 가지 도움이 섞인 형태예요. 기린날다람은 자기 집에 올 때 우산, 긴 막대기, 꽃삽, 치약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제목은 '돌더지야, 도구를 써서 앞으로 가자!'인데요. 도구를 어떻게 잘 써서 가야 할까요.
우선 우산이 필요합니다.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선택해야 해요. 열매와 구름이 살짝 보입니다. 열매 쪽으로 가면 밤송이가 떨어지네요. 우산으로 재빨리 막아야겠죠. 구름 쪽으로 가면 비가 내려서 우산을 써야 합니다. 이제 막대기를 사용할 차례입니다. 악어와 빨랫대가 보이네요. 어느 길로 갈까요. 악어 쪽으로 가면 막대기를 이용해 길을 건너거나 악어의 입 속에 막대기를 넣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습니다. 빨랫대 쪽으로 가면 가지고 있던 막대기로 빨랫대를 교체해 주면 되는군요. 아이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수도 있습니다. 악어를 막대기로 공격하면서 건넌다거나 길 막는 바위 위를 꽃삽으로 찍으면서 올라간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마지막으로 치약이 남았습니다. 이 치약은 어디에 쓸까요. 기린날다람의 대사로 마지막까지 웃음을 주는 기발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