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나기
김현원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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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손자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책입니다. 저자가 할머니와의 일상을 기록하며 그린 짧은 만화라 가독성이 좋습니다.

저자는 할머니와 거울을 보듯 닮았다고 합니다. 할머니의 사랑으로 이만큼 컸다고 생각하며 할머니를 지켜드리고 싶은 마음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네요. 집에서 일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도 할머니와 함께 있고 싶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 멋진 손자네요.




할머니는 원래 할머니가 아니라 어린 시절도 있었죠. 저자는 이런 할머니의 소녀 시절도 예쁘게 잘 그렸습니다. 꿈 많고 행복했던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마음껏 살지 못했던 할머니를 애틋하게 여깁니다. 책에는 할아버지와의 추억도 담겨 있습니다. 특히 할아버지는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지급되는 간식인 크림빵을 매번 아껴두었다가 저자에게 주곤 했습니다. 할아버지도 배가 많이 고팠을 텐데 손주의 웃는 얼굴을 보고 싶어 양보했겠지요. 할머니도 어린 손주에게는 갓 만든 음식을 먹이면서 본인은 찬 밥에 신 김치를 먹었습니다. 저자가 어릴 때의 일이니 할머니도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젊었겠지요. 할머니도 영양 보충을 잘 해야 건강한데 가난은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니 마음 아픕니다. 이런 일화들을 떠올리며 할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손주도 바르게 잘 컸네요.

할머니와의 추억, 현재 일상 등이 소소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겼습니다. 할머니가 많이 하는 단어 중 하나는 저자에게는 정겹겠지만, 책 속에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비속어를 싫어하는 사람은 읽기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저자에게는 언제나 할머니가 우선이라 감동적인 장면도 많습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수박을 사서 낑낑대며 집으로 가져오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할머니와 장난도 많이 치고 서로 애정 표현도 많이 하는 장면들이 재미있습니다. 할머니는 이제 건강이 안 좋아 밖에서는 실버카에 의지해 걸어야 합니다. 이런 할머니의 실버카를 매번 확인하고 불편한 곳이 없는지 살펴보는 저자의 마음이 따뜻하네요.

할머니와 함께 하는 이야기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서 그렸습니다. 마지막 단원은 '할머니와 나랑 사는 이야기, 다시 봄'이네요. 다시 여름, 다시 가을, 다시 겨울, 또다시 봄... 이렇게 계속 이어지면서 할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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