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나는 많은 소문에 둘러쌓여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홍콩 할매 귀신 때문에 밤잠을 설쳤고,

초등학교 고학년 때에는 입 찢어진 여자 때문에 하교길이 두려웠다.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조용히 우리 동네, 우리 학교에 나돌았던 소문들.......

학교 전설도 그것에 포함되었다. "우리 학교 전설이 200개 인데 다 알면 죽는데....."

"우리 선배중에 그 전설 다 알고 죽은 사람이 있데..." 등등.. 정말로 말도 안되는 소문속에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로 어이가 없다. '어쩜 이리 순진했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바보스러울 정도로

그것을 철썩같이 믿고 홍콩 할매 귀신과 입 찢어진 여자를 물리칠 방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이야기가 들어있는 공포책을 팔기위한 'W.O.M'이었다.

 

이 소설에서 새로운 용어를 하나 배웠다. 'W.O.M'-즉 'WORD OF MOUTH' 입소문이다.

 

신상품인 향수 '뮈리엘'을 팔기위해 만들어진 입소문..

'한밤중 시부야에는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간대. 하지만 이상하게도

뮈리엘을 뿌린 여자는 살 수 있데.....'

홍보 전략으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말로 소녀들이 죽었고 그녀들의 발목이 사라졌다.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똑같은 향수냄새와 발사이즈가 230이라는것....

이 살인사건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그 내면의 무서운 욕망과 이기심을 볼 수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진 소문들... 그리고 한사람의 절망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들....

그것으로 인한 끔찜한 사건과 결말....

마지막 소녀들의 대사.....정말로 '기나오싹'이다..

 

특이한 말을 많이 배웠다. W.O.M이라든지 기나오싹...(기분 나쁘고 오싹한 이야기의 줄임말이란다.)

그리고 입소문의 무서운 이면을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나도 한때 여러 소문에 흔들렸던 경험이 있었서 그런지 새롭다기 보다는 익숙하고 친숙했다.

물론 이제는 어린 시절처럼 작은 이야기에 흠칫 놀라거나 여기저기에 이야기 하거나 그러지는 않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모였다 하면 "어디서 본건데..어디서 들은건데..."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하곤한다.

이것 역시 입소문을 타고 돌아다닐 것이 분명하다.

 

한때 햄버거를 안 사먹은적이 있다. 고기의 문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치킨버거의 치킨이 닭이 아니라

닭 머리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어느 순간 나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동안 치킨 햄버거와 인연을 끊고 살았었다.

수학여행때에도 우리가 아침에 먹는 이 밥이 저녁에 먹다 남은 찌꺼기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밥을 안 먹은 기억이 난다. 사실 너무 맛이 없어서 누군가가 소문을 낸건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지저분해진것이다.

 

생각해보니 너무나 많은 입소문이 있다. 어느것 하나 무시할 수 가 없다.

이 소설을 읽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입조심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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