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누가 할래 - 오래오래 행복하게, 집안일은 공평하게
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황혜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일본인 작가가 쓴 책이 아닌 줄 알았다. 당장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다.

선진국이라고 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여성인권이 낮은 일본과 한국이라지만 이렇게 비슷할지는 몰랐다.

저자가 30대를 넘겼을 때 남자친구를 너무 만나고 싶어 남자친구를 만났다. 서로 사랑한다. 결혼을 하기 전에 동거를 하기로 한다.

너무 사랑하고 나를 위해 뭐든 다 해줄 것 같은 남자가 동거를 하자마자 웬수가 된다. 설거지 하나 때문에 말이다.

남자친구의 모습이 나와 너무 닮아 반성하면서 읽었다. 나에겐 관대하면서 애인에게 엄격하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불만스러운 건 많다. 가르치려든다 등등 각 장 마지막에 남자친구의 변명이 한장씩 있는데 변명도 나와 닮았다.

이 둘은 동거를 하다 결혼을 한다. 그리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대해 말하거나 남자나 관습에 대해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겪은 일들을 일기처럼 적으면서 서로 반성하고 고쳐 나가려고 노력한다. 
책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실제로 겪지 않아도 간접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고 고쳐나갈 수 있다는 거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보다는 나은 남자가 될 것이다.

나는 뉴스기사나 주변 SNS를 보면서 당연히 집안일은 남자가 '돕는 것' 이 아니라 '같이 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여성이 집안에서나 집 밖 사회에서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었고 동등하게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의 나는?

이 책에서 남자친구를 사귀고 나서 동거를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를 사랑해주고 뭐든 다 해줄 것 같은 남자가 동거를 시작하니 집안일을 1+1 이 아닌 3배로 만드는 괴물이었다.

지금은 타지에 나와 혼자 살다보니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있다. 동거를 한 적은 없지만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을 때를 생각해봤다. 먹고 나서 싱크대에 놓기만 하고, 빨래도 던져놓고 청소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나는 일을 하는 엄마가 집에 와서 집안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만' 집안일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이 책은 어떤 여자가 겪은 동거와 결혼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책을 덮고 나서 내 생각을 반성하게 되고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집에 한 번씩 내려가면 나 때문에 생긴 집안일 정도는 무조건 내가 해야겠다. 하나씩 바꿔나고 고쳐나가겠다. 

내 행동은 생각도 안하면서 여자친구의 단점을 지적하고 가르치려 든 적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되고 미안하고 반성했다.
이 책에 나오는 남자의 변명을 나도 하고 있었다.

변명이 변명에서 끝나지 않도록 이 책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부딪히고 싸우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처럼 나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생각했다. 책은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반성하게 하고 나아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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