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별, 꽃과 별의 이름을 가진 아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8
범유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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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개혁 이후 백정에게도 호적이 생겼다. 백정도 갓을 쓸 수 있게 되었지만 백정들을 향한 눈초리가 쉽게 변할 리 없었다.

백정 마을에 살고 있는 백정의 딸 두메별. 엄마가 임신했을 때 꾼 꿈에 따라 두메별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두메별 꽃의 다른 이름은 백정화였다. 그런 두메별은 매우 총명한 아이다. 하지만 백정에 여자인 두메에게 교육의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느 날 양반집 양자로 들어간 큰 오빠 대송과 동료인 춘앵이 백정 마을에 나타난다. 이들은 백정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인간 평등을 외치는 형평 운동에 몸담고 있었다. 두메별은 춘앵을 만나고부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한다.





두메별 아버지는 왜 그렇게 두메가 글을 배우고 자유를 찾는 걸 못마땅해 했을까? 본인은 아무렇지 않은 걸까? 했는데, 아버지 역시 의병으로 활동했었다.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오히려 상처만 받았던 과거의 일. 자신의 딸 역시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만신창이가 될 것이란 걸 예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두메에게는 묵묵히 뒤에서 지켜봐 주는 어머니가 있었고, 그녀의 친구 광대와 간난이가 있다.

형평사 총대회 기념식 날 그녀는 경성으로 가기 위해 춘앵과의 약속장소로 향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두메별은 어떻게 되었을까? 무사히 경성에 도착했을까? 그 길이 쉽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끝내는 그녀가 자유를 찾고,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바다도 건넜을 거라고 생각한다.



구한말의 의병들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를 본 적이 있다. 뜨거운 여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는데, 그 드라마의 주인공 중 한 명의 출신이 백정이었다. 구정물을 덮어써도, 침세례를 받아도 백정은 아무말 없이 엎드려 있어야 하는 걸 봤다. 백정이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들어 알고는 있지만, 그들의 삶이 설마 정말로 그랬을까 싶기도 했다. 지금도 곳곳에서 여러 인권 문제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는 있지만, 예전처럼 사회 전체가 한 집단을 깡그리 무시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아, 어쩌면 내가 차별 대우를 받지 않고 지내서 모르는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같은 권리를 가지고 누구라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오길..



책을 덮으니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외쳤던 그 분이 떠오른다..





"누구도 억울하게 맞지 않는 나라. 맞으면 발버둥 치고 맞설 수 있는 나라. 아니다. 그보다, 그것보다 더 가고 싶은 나라는……. 울고 싶은 사람이 마음껏 울 수 있는 그런 나라." (본문 77쪽)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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