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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없는 나는?
기욤 뮈소 지음, 허지은 옮김 / 밝은세상 / 2009년 12월
평점 :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랑스로 떠나기 직전에 마르탱은 그동안 호감이 있었던 가브리엘에게 고백하고 둘은 이 주 동안 뜨겁게 사랑을 나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자고 비행기 티켓까지 보냈지만 가브리엘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그들의 사랑은 이대로 끝이 나는 건가 싶었다.
그리고는 뜬금없이 펼쳐지는 세계 최고의 도둑 아키볼드와 그를 쫓는 경찰 마르탱. 명화들만 골라서 훔치는 아키볼드를 잡기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프랑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서 13년 만에 재회한 마르탱과 가브리엘. 아키볼드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그가 가브리엘의 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가브리엘은 33년 만에 처음 만난 아빠와 13년 만에 재회하게 된 첫사랑 마르탱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던 중 추격전을 벌이던 아키볼드와 마르탱이 금문교 위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가브리엘은 사랑하는 두 남자를 모두 잃게 되는 것일까..?
1부에서 아주 로맨스이기로 작정한 작품인가 싶었는데, 2부에서 갑자기 세계 제일의 명화 도둑이 등장하는 바람에 내 스타일 아니야-하던 것도 잠시, 연거푸 쏟아지는 출생의 비밀과 두 사람의 재회. 그리고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그곳의 등장으로 역시 기욤 뮈소 다운 전개를 한껏 맛볼 수 있었다.
아키볼드의 도둑쇼가 펼쳐질 때는 나의 최애 애니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괴도 키드'가 먼저 떠올랐다. (ㅋㅋㅋ) 그들의 쫓고 쫓기는 장면을 보면서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를 마지막 역자님의 말을 보면서 뒤늦게 깨달았다. 파리와 샌프란시스코 지도를 곁들여서 책을 읽었다면 좀 더 생동감 넘치는 글을 만날 수 있었겠다 싶었다. 다른 작품들도 그랬던 것 같지만 특히 이번 책은 더욱더 배경 묘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33년 만에 자신을 떠났던 아빠가 세계적인 도둑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면 어떤 기분일까? 사실 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 같고, 원망할 것 같은데, 가브리엘은 참 착하기도 하지.. 이해하고, 기다리고, 사랑할 줄 아는 가브리엘은 꼭 그녀의 부모를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키볼드와 마르탱이 금문교에서 함께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 후, 갑자기 장면의 전환이 있었는데, 코마 상태에 빠진 그들이 그곳에서 만나게 된다. 삶과 죽음의 경계. 길지 않은 시간이었고 신중해야 했던 결정과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을 세어본다면 몇 가지나 되려나.. 부녀간의 사랑도, 연인의 사랑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서는 어쩐지 끝까지 함께하고 싶었던 부부의 사랑이 와닿았다. 아키볼드와 그의 아내 발랑탱은 정말.. 찐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