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下』는 『하루살이 上』에서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다. 전권에서 자신을 버렸던 친어머니 아오이를 살해한 범인으로 몰린 사키치. 하지만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오이의 주변 인물들을 하나씩 조사해보기로 한다. 살인이 일어난 방 치고는 너무나도 깨끗한 방, 그곳에 남아있던 향냄새. 몇 없는 단서들로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가 주변 탐문 조사를 하면서 얽히고설켜 있는 가족사에 이 집안에 넌덜머리가 났다. 쓸데없이 첩을 둔 미나토야에게도 화가 났지만, 그를 이렇게 만든 오후지도 몹쓸 여자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오후지도 굳이 이렇게 남편의 미움을 샀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결국엔 이쪽 저쪽 다 미안해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고 있는 듯 보이는 미나토야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했다.
범인이 밝혀지면서 범인의 과거도 함께 밝혀졌다. 겉으로 보기에 일반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지만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로 인해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과거에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말이다.
결국 아오이는 살해당할 만한 이유가 없었던 것. 사키치의 혐의는 완전히 벗겨졌지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모를 다시 만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 그가 너무나도 안쓰러웠다.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 콤비가 등장하는 시리즈에서는 유난히도 사람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사건을 파헤치고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 소설이지만 그 안에서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작은 이야기들을 찾아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곧 읽을 다음 편도 무척이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