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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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을 앞둔 한 처녀가 사라졌다. 딸이 사라질 때 함께 있었던 사람은 그녀의 아버지. 새빨간 노을, 거센 돌풍과 함께 딸이 '가미카쿠시(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현상으로 예로부터 신 혹은 마물에 의해 다른 세계로 끌려갔다고 믿음. '실종'이란 단어 대신에 사용되었다.)'를 당했다고 주장하다가 결국은 자신이 죽였다고 고백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 후 다른 집에서 똑같이 붉은 노을과 세찬 바람에 소녀 한 명이 실종된다. 그리고 그 집에는 소녀의 몸값을 요구하는 협박장까지 날아오게 된다. 단순한 실종사건이 아님을 알게 된 오하쓰는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오캇피키인 오빠 로쿠조를 도와 사건을 파헤친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말하는 고양이 데쓰. 데쓰는 소름 끼치는 노을 속 바람의 정체를 오하쓰에게 알려주고, 오하쓰는 우쿄노스케와 데쓰의 도움으로 사건 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운다.

아이들과 낮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읽을 시간이 부족해 밤마다 책을 읽었는데 으스스한 것이 소름이 끼쳐왔다. 등장인물들의 특징들을 이해하고 읽어서인지는 몰라도 『말하는 검』, 『흔들리는 바위』보다 훨씬 재밌게 읽은 책이었다. 처음 도입 부분에서는 '또 판타지구나..'하는 생각이 좀 지배적이었지만, 판타지에서도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보여서 마냥 가볍게만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번역된 제목이 『미인』인 만큼, 이 책에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 빨간 도깨비도 역시 아름다운 여자가 좋은 거죠. 남자란 다들 그런지도 모르지만."

"남자들이 그러니까 여자가 헛된 미련을 품고 천구 같은 게 되는 거에요."

"그래요. 그 말이 맞습니다. 정말로 죄가 많은 자들은 그런 남자들인지도 몰라요."

(중략)

"그래요. 아름다움이란 결국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게 정답입니다."

(본문 504쪽)

아름다움을 외모로만 판단하는 현대의 모습이 이 책에도 나타나 있다. 참 안타까웠다. 사람을 볼 때 먼저 보이는 것이 외모니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한 인간으로서 나도 그 '아름다움'에 끌리곤 한다. 하지만 그것에 집착하다 보면 내면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잃어버리고 마는 게 아닐까.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 열광하는 우리들. 상대방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참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내가 가진 진짜 아름다움을 찾았으면 한다.

그리고 첫 번째 가미카쿠시를 당했던 처녀의 자살한 아버지. 딸이 갑자기 행방불명이 된 정신없는 상황에서 진정할 겨를도 없이 조사를 받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다. 사건 현장에 같이 있었고 상황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실종자의 아버지인데 너무 몰아세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한 수사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억울해지는 일은 없어야겠다.

에도 시리즈가 궁금해서 나머지 책들도 좀 찾아봤는데, 오하쓰의 이야기는 세 권의 책이 전부라고 한다.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우쿄노스케와 오하쓰가 어떤 관계가 될지도 궁금하고, 『말하는 검』에서만 등장했던 둘째 오라버니의 소식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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