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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통찰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과 미래, 그리고 남겨진 난제들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4
앨런 구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명현 감수,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과 미래.
그리고 아직까지 남겨진, 우리가 풀어가야할 난제들.
이 책은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석학들이 한데 모여 자유롭게 학문적 성과와 견해를 나누는 비공식 모임 엣지재단에서 내놓은 4번째 시리즈이다. 책의 제목과 두꺼운 분량에 처음에는 '과학이니 우주니 하는 것들을 하나도 모르는 내가' 읽기에 괜찮을까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서문을 통해 책의 전체적인 방향과 목적을 확인한 후에 가장 흥미로운 챕터를 선택해 먼저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다름아닌 12번째에 실린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확실성이 아니다"라는 글이었다. 과학과 확실성은 한 가지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정확성과 확실성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과학이라는 학문에서 이처럼 도발적인 제목의 글은 무엇일까?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이 글을 기고한 카를로 로벨리는 과학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세상에 대한 통찰을 구축->> 개념적 구조를 재조정->> 새로운 개념을 창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험적 관념에 의문을 제기해 더 나아가서는 바꾸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니깐, 과학이란 해답이 정해져있는 것 같지만,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질문, 그 자체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해법이라고.
진리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것처럼 ~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가 아니다. 라는 부정형진리를 이야기한다.
인상적으로 다가온 그의 주장은 참으로 신선했다. 그가 이야기하길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확실성이 아니라, 신뢰할만한 사고방식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끈 이론이나 기타 다른 이론들을 이야기하면서 그 이론에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것이며 진리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결코 그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한 번 강조한다.
13번째 "텅 빈 공간의 에너지는 0이 아니다"를 기고한 로렌스 크라우스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이론이 맞기보다 틀렸기를 바란다. 이유는 아직 우리가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뜻이니까"
과학자들은 신뢰할만한 '사고방식'을 계속해서 찾아나가는 탐구자이자 탐험가이다. 결코 진리를 이야기하는 진리자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과학이라는 학문을, 세계를 한결 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카를로 로벨리는 그의 기고글에서 또 한가지를 더 주장했는데, 과학자와 철학의 관계를 힘주어 강조했다.
과학과 철학이라는 개념은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확실성이 아니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낯설게 다가온다.
하이젠베르크가 양자역학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근원은 철학적 해석에서 비롯되었으며 갈릴레오는 플라톤을 이해했고, 뉴턴은 자신을 철학자라고 생각했다. 이 과학자들은 철학을 근간으로 통찰과 통합의 사고방식과 시각을 기를 수 있었고 위대한 이론으로 발전시켜갈 수 있었다. 과학을 이야기하기 위해선 과학이라는 하나의 학문과 이론에만 빠져있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다시한 번 일깨워주었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그가 주장한 것처럼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확실성이 아니다. 과학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지식 수준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사고방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과학은 확실한 것이 아니라 대단히 신뢰할 만한 것이다. 사실 과학은 확실하지 않다. 확실성의 결여가 바로 과학의 토대다."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도, 과학의 토대는 확실성의 결여로부터 비롯된다는 그의 주장에는 편협한 마음가짐에 대한 날선 비판이 자리한다. 그런 편협한 마음가짐으론 과학이란 세계의 일부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오늘날 실제에 대한 통찰의 부족은 바로 이러한 편협함에서 비롯됨을...
이는 비단 과학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여러 관점을 보고, 이해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겪는 것은 서로를 더욱 성장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