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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평점 :
여행을 가면 그곳의 랜드마크를 보러 갔고, 이미 건축 기행을 하고 있었지만 그 건축물의 진가는 보지 못한 채 그저 사진 찍기에만 바빴던 지난날을 반성합니다. 셜록 현준이라는유튜브를 구독하고 있는 구독자라면, 아마 책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전작들을 봤던 사람들은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고,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 또한 돋보였습니다.
'빛의 교회'는 아직까지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감정이 생생합니다. 내부에서 보면 하얀 빛의 십자가가, 바깥에서 바라보면 그림자로 만들어진 검정 십자가가 되는 이중적 의미가 있으며! 교회에 들어가기 전에 바라본 검은색 십자가는 내부에 들어오는 순간 어두운 공간 속에 강한 존재감을 가지는 빛의 십자가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존재가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서 빛이 되기도 하고 어둠이 되기도 하는 상대적 가치를 갖는다는 그의 코멘트가 인상 깊었습니다 ^^
중력을 이겨내야 하는 명제. 세울 건, 쌓을 축이라는 말 그대로 세우고 쌓는 것이지만 쌓고 세우는 일은 모두 중력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건축물이 중력을 이기지 못한다면? 무너지고 쓸모 없어집니다. 근대 이전의 건축물들이 갖고 있는 중력을 이기는 모습은 저 역시 다르게 보였습니다. 책에 소개된 장소들을 모두 가볼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빛이 되어주고 또 다른 묘미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서평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신다면... 꼭 인문 건축 기행에 함께 빠져보시는 것을 추천드리겠습니다! 예술과 건축, 그리고 인문이 있는 삶은 다릅니다!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