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의 심리를 묻다 - 우리가 몰랐던 권력자의 모든 것
최진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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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의 심리를 묻다에서 권력자란, 곧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뜻했다.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을 지낸 저자는 유형별 인간론, 한방론, 심리학, 혈액형, 유전 등 인간의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방면에서 근거를 끌어와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성격과 리더십을 논한다.


처음에는 음식론과 혈액형, 한방궁합론 등과 같이 이야기를 늘어놓아 유사과학서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초반 본문에서는 계속 에너지와 외향성/내향성 이야기, 궁합과 같은 뜬구름잡는 추상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도 제대로 대지 못하면서 연예인이나 헐리웃 스타들의 두 세가지 이야기로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 책은 정통 심리학 서적이나 과학서적이 아니다. 이 책을 리더십과 권력자의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성향 파악하기를 위한 시사서적으로 접근해서 읽어보면 어떨까. 대통령들의 어린시절을 분석하는 2번째장부터 흥미가 당기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이 비극적인 어린시절과 청년기를 보낸 것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나이가 장노년층에 이르렀거나 이미 유명을 달리한 그들의 나이를 생각해보자면 한국은 그때 막 내전을 끝내고 쑥대밭이 되어있던, 한창 격동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전쟁을 겪으면 사람들의 마음이 거칠어지기 마련이다. 역대 권력자의 부모들도 모두 전쟁과 현대사의 피해자들이었고 가혹했던 날들이 그들의 성정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지은이의 분석이다. 물론 권력자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유약하거나 카리스마가 없으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그 거친 시기를 잘 이겨내고 극복하려고 애썼을 것이고 그게 그들의 성격이나 인간성으로 자리잡았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다음장 권력자가 유머감각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유머스럽기로 유명한 미국의 역대 대통령의 예를 가져온다. 한국은 군사정권 시절부터 정부가 권위주의적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관료들이 유머감각을 기를 여유는 없었다. 하지만 유머는 연설에서 그들의 이미지를 좋게 하고 대중에게 인기를 얻게하는 효과가 있다. 유머감각과 업적순위에 대한 이야기는 권력자의 재치와 넓은 시야, 여유있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혈액형과 형제관계에 대해서 분석한 이야기는 재미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권력자의 이야기이니만큼 대통령 개인의 성향이나 형제관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적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선은 작게는 한 캠프, 크게는 정당과 국민의 절대 다수와 외부 세계의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큰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서의 대선에서 붙게될 라이벌들과 그들의 향후의 움직임은 유사과학과 3, 40년 전의 기억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신앙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 그리 큰 요소는 아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비리에 연관될 가능성이 있고 외부적으로는 외교와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다룬 것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앞으로의 한국 사회에서 필요로하는 지도자는 모세형 보다는 다윗형이라는 저자만의 결론이 마음에 든다. 기독교의 텍스트를 가지고 왔지만 역대 대통령 중 6인이 기독교인이기도 하기 때문에 일리있었다. 이제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고민하는 다윗형 지도자가 앞으로의 한국에서는 더 필요하다고 한다, 


저자의 다양한 시각과 색다른 분석을 통해서 역대 대통령의 성격과 배경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대통령의 인성과 그의 정치인생의 맥락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서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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