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시절 이야기 ㅣ 비룡소 클래식 62
헤르만 헤세 지음, 정여울 옮김 / 비룡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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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넘어서는 또 다른 나를 위하여‘

 

가지고 있는 ‘데미안’은 모두 네 권이다. 이번에 받은 비룡소(정여울)와 문학동네(안인희), 소담(김희상), 더스토리(이순학) 이다. 번역가 마다 다른 표현이 있기에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있어서 이렇게 소장하고 있다. 각각의 번역 차이를 두 곳 들어보겠다. 순서는 위와 같고 번역가로 구분한다. 먼저 첫 부분이다.

 

“나는 단지 나의 내면에서 솟구쳐 나오는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그것은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정여울)

 

“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아가려 했을 뿐이다. 그것이 어째서 그리도 어려웠을까?”(안인희)

 

“내 안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그대로 인생을 살아 보려고 했다.

그게 왜 이다지도 어려웠을까?“(김희상)

 

“나는 내 속에서 스스로 솟아나는 것,

바로 그것을 살아보려고 했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이순학)

 

다음으로, 싱클레어가 에바 부인을 만나 대화하는 부분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은 항상 어려운 법이지요. 이미 알겠지만 새는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힘겹게 투쟁하니까요.”(정여울)

 

“태어나는 일은 언제나 어렵죠. 당신도 알죠. 새는 알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애쓴다는 걸.”(안인희)

 

“태어난다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죠. 새가 알을 깨고 나오려 분투하는 걸 보세요.”(김희상)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요. 새도 알을 깨고 나오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걸 당신도 잘 알잖아요.”(이순학)

 

누구의 문장이 더 낫다고 평가할 능력이 없는 나로서는 그저 느끼는 수밖에 없고, 정여울 작가의 번역이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자칫 어렵고 복잡하게 다가올 작품의 무게에 반하기라도 하듯 선선한 문체가 마음을 포근히 감싸는 느낌이다.

 

번역본의 차이는 이쯤하기로 하고 내용을 보자면, 이번에 주목한 부분은 ‘자아’와 ‘자기’의 차이다. 싱클레어와 데미안, 이 두 캐릭터는 어찌 보면 동일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이가 싱클레어라면 데미안은 이미 알을 깨고 나온 이다. 인생에서 전력을 다해도 이런 경지를 느낄 때가 얼마나 있을까? 사회적 성취도 그 대상이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작가가 표현하는 부분은 내면이 아닐까 싶다. 충동과 욕망에 휘둘려 살아가는 ‘나’가 아닌 ‘나’! 세상의 질서와 법칙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나’가 아닌 ‘나’! 마치 이분법적 사고를 때려 부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니체가 이르고자 했던 ‘위버맨쉬’를 이룬 ‘나’!

 

‘데미안’을 읽으며 매번 새롭게 도전을 받는다. 다른 번역본도 구해서 읽어보면 좋겠다. 많으면 그만큼 풍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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