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나를 그린다
도가미 히로마사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현직 수묵화가로서 수묵화를 알리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는 작가
#도가미히로마사

당신은 소설책을 더 읽을지 말지 무엇으로 결정하나요?

나는 이 책을 펼치고 30페이지도 되기 전에 작가가 그린 전시회 안에 함께 걷고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꽃은 검은빛을 띄고 있었다.대조적으로 잎은 담묵으로 섬세하게 그려져서 칠흑의 꽃을 돋보이게 했다.꽃과 잎의 절묘한 농도 차이가 가공의 색채를 그림속에 자아내고 있었다.
내가 놀란 건 새까만 터인 꽃이 새빨갛게 보인다는 점이었다.
불 타는 듯한 빨강을, p.31

-내 인생에서 두려운 한 가지는, 어느 날 검정이 빨강을 삼킬 거라는 점이다.-최근 읽었던 책의 구절이다.

그래서 더 와닿기도 했던 대목이다.검정만으로 색채가 보인다는 말은 가끔 우리도 시각적으로 느끼지만 좀처럼 나타낼 일이 없다.
아주 투명할듯 맑은 검정 ,푸르다 못해 검은 바다. 검붉은 빨강과 샛노랑이 보이는 듯 밝은 검정이라던가 말이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이 사진같이 잘 그린 그림이나 명성이 자자한 서양명화나 아주 추상적이어서 일반인은 이해못하는 예술적인 것이 멋있는거라 생각했던 때가 있다.
그런데 아이들과 덕수궁 현대미술관에 가서 겸재정선의 그림을 실제로 본 날을 잊을 수 없다.
그 곳에서 미술교과서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보고 점하나로 돌을 그리고 폭포가 쏟아지던 아래에 동자와 선비의 표정이 인상적이다.
붓털 한올 두올로 표현했을 입꼬리와 거기까지 무작정 따라 올라갔을 동자의 표정이 기막히다.

작가는 수묵화의 멋을 첫 씬에서 파바박 하고 정신을 번뜩 차리게 그려냈다.
오오~~~어쩜 이리 조예가 깊을까 싶었는데 작가가 수묵화를 그리시는 분이였다니.

책을 읽으며 수묵화에 빠지게 만들 때쯤 이 책의 또다른 묘미
청춘드라마가 그려진다.
청춘소설이자 예술소설인 선은 나를 그린다.를 읽으며
일본 작가 가츠시카 호쿠사이를 검색해보고 여러 일본 수묵화를 감상하게 이끌어 준다.
주인공은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마음이 유리벽에 갇혀 긴 시간을 보낸다.최소한의 욕구도 없이 무기력하게 지내던 그는 즐거움을 찾고 🔖실패를 반복할 만큼 무언가에 도전한 적도 없거니와 실패를 즐겁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p.63 는 자신을 보게 된다.
주인공을 잠식했던 검은 시간속에 모든 색의 밤이 잠들어 있었다.

🔖"수묵은 먹의 농담 (濃淡),윤갈 (潤渴),비수(肥瘦),계조( 階調),로 삼라만상을 그려내기 위해 도전하는 일일세.그런 우리가 자연이라는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는가.마음은 우선 손끝에서 나타나는 법일세" p.84
성실한건 나쁜지 않지만 적어도 자연스럽진 않지.

첫번째 선을 어떻게 그을까 무슨 색으로 그리는게 좋을까
우리는 새하얀 여백을 보면 긴장되거나 고민에 빠지기 마련이다.
주인공 아오야마같은 면을 우리 모두 가지고 있다.크거나 작음이 아니라 다름으로 말이다.
그만큼의 아픔과 시련을 가진 청춘들에게 고잔선생같이 알아 봐주고 끌어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성미 급한 나같은 이는 기다리기 보다 찾아 나서겠지?
그래서 청춘이 더 아름답지. 그리고 예술은 마음을 치유하는 큰 힘을 지니고 있지.모든 가능성을 담은 청춘이라는 빛깔에 무지개를 담고 싶다.
무지개색 섞으면 검정이 되지.되어 버리지.
그래도 그 안에 다 있지

그림이 그려지는 소설이자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생각했던 소설이다.
만화도 있고 영화(10월 공개예정) 도 찍는다니 기대된다.
일본만화 미스터 초밥왕이나 신의 물방울 읽을 때 만화도 섬세하고 풍부하게 표현될 수 있구나 했는데
역시나 <선은 나를 그린다> 만화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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