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아이 관련 소재인 책에 흥미가 많았었는데.. 약한 부모의 모습을 봐서인지 최근에는 부모와 관련된 책에 자꾸 눈길이 간다.⠀부모는 항상 든든한 기둥일 줄로만 알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소리를 듣는 나이이지만 늘 꼳꼳하고 권위 있고 그런 강한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랬던 부모가 한순간에 쓰러지고 한순간에 아이가 되고 말았다. 안고 손잡았던 기억은 먼 옛날이고, 살맞대는 일이 앞으로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젠 안아서 보호해야 하고 손잡고 주무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아파서 약해진 모습은 서글픈데 안고 손잡는 일은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하는 아이러니...⠀얼마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도 외조부모도 오래전 세상을 떠나셔서 홀로 남은 나의 조부모셨는데.... 아빠는 아빠의 엄마가 돌아가셨는데도 온전히 슬퍼하지도 온전히 장례식에 집중하지도 못했다. 자신이 지켜야 할 아내 때문에... 가족들이 돌아가며 장례식장을 드나들면서도 엄마에게는 알리지 못했다. 겨우 의지를 다잡고 있는 엄마가 또 쓰러질까봐....⠀병원에 재입원한 사실을, 기억을 잃어가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주인공 부모의 맘이 그래서 고스란히 와닿았다.⠀강했던 부모의 약해진 모습은, 뭔가를 정리하는 부모의 모습은 심장을 후벼파는 것만 같다. 보고 싶지 않다. 내가 늙어 할머니 소리를 듣기 전에는... 나의 부모와 내가 함께 늙어가길 소망한다. 내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처음에 몇 페이지를 넘기고서는 이 책이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다시 한번 표지를 넘겨다보았다. 에세이 같은 소설이라...⠀공감이 가서인지 실제의 이야기 같아 울컥했다. 종종....⠀누군가는 눈물을 펑펑 흘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책이다.⠀⠀⠀⠀⠀p.392 - 어제 부모의 보호자가 되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그런데도 이렇게 마음이 무겁군. 이 무거운 마음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막막하여 이렇게 쓰고 있지만 너의 대답을 듣고자 함은 아니다. 남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아는 나이 아닌가.⠀⠀p.393 - 이거시 이 세상에서 보내는 마지막 연하장입니다. 나는 자주 아무 생각이 나지 안습니다. 내년쯤엔 연하장이 무엇인지 잊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랄 일이 업는 사람들입니다.#아버지에게갔었어#창비#신경숙#체험단#소설#부모#엄마#간병#뇌경색#책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