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철학 필독서 50!
책은 많이 읽었고 철학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읽었는데 정작 철학책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지금 가지고 있는 철학책은 플라톤의 <국가>정도. 그런데 이마저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몇년 전에 몇쪽 읽고 덮었다. 나중에 한 번 읽어봐야겠다 했는데 이 톰 버틀러 보던의 <세계 철학 필독서 50>을 통해 플라톤과 아주 간단히 인사만 한 상태다.
독서하며 생성된 지식이나 생각들이 내 장기기억속에 더 오래 저장되도록 이렇게 서평을 쓰지만, 한명 한명의 철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철학관을 읽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좋아서 나중에 시간 남으면 또 읽으러 가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읽기 전 들어가는 페이지를 펼치며 [철학은 나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 줄까?]란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여태껏 나에겐 철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부터 들려온 철학이라는 학문은 고지식하며 지루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있어서 그런가 나는 모든 글자에 철학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왜인지 심오하고 머리가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반대로 이러한 철학책에 대한 호기심도 많다. 가끔 내 인생이 제대로 흘러가는 것일까 이대로 흘러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철학책을 읽으면 조금은 답을 찾으려나 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 내 질문에 답이라도 하듯 이 책의 저자는 확신의 문장을 적었다.
철학 연구의 목적은 사람들이 생각해온 바를 아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그 자체의 진실을 아는 것이다...(중략)
따라서 여러분은 위대한 철학서들을 읽어봄으로써 잃을 것은 하나도 없고, 무엇이든 얻게 될 것이다.
나에게는 이 문장이, 철학이란 다른 사람이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 생각하고 내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머리를 등불삼아 앞으로 나아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각의 도구이다 라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렇게 50인의 철학자 목록이 있는데 나는 제일 먼저 "인간은 우선 존재하고 이후 자유로운 선택과 결단을 통해 자기 자신을 만들어나간다." 라는, 인간의 존재 방식을 제안한 장 폴 사르트르 페이지를 찾아 먼저 읽었다.
들어가는 글에서 난생 처음으로 사르트르란 사람의 철학을 접했는데 사람에 대해서도 글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 처음만났다.
[맹목적으로 사회의 규칙이나 당대의 도덕적 '율법'을 받아들이지 말고 '진정으로'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며 살아가라.]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세상에 한번 내던져지고 나면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위 두개의 문장은 사르트르가 한 말이다. 이 문장을 읽고 다른 사람들 것보다 이 사람걸 제일 먼저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평소 선택과 관련된 책임을 주제로 생각이 많았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 제일 먼저 찾아 읽고나선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첫 스타트부터 어렵고 지루했다면 다시 겁을 먹을 것 같았다.
여태 내가 시도해본 철학 감상평은 둘중 하나다.
날카롭게 꿰뚫는 톨찰에 매우 깊은 감명을 받고 명쾌해진 뇌가 호들갑을 떨거나 아니면 이게 무슨 말장난이느냐 이 철학자는 이걸 이해하라고 쓴글이냐 번역이 제대로 된게 맞냐 꾸벅꾸벅 졸면서 책을 덮거나.

이런식으로 읽기 전 인물에 대한 간략한 정보도 알려준다. 소주제 끝에는 인물 더 알아보기 항이 따로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세계 철학 필독서 50>을 구매해서 읽을 결심이 들었다면, 나는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목차부분을 가서 그냥 흥미가 가는 주제순으로 읽어 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물론 부지런한 사람은 알아서 잘 읽으시겠지만, 나처럼 게으르고 어려운거 재미없는거 오래 못 읽는 사람은 이 방법이 정말 좋을거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내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나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없다면 계속 읽기도 힘들다. 그 뿐 아니라 억지로 읽은 부분은 나중에 기억도 안나고 헷갈리며 이 애매모호함이 오히려 힘들게 통달했던 깨달음을 흐트러뜨린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하루에 조금씩만 재미있어보이는 것부터 읽기를 추천한다.
아. 제일 먼저 장 폴 사르트르를 읽고 그 다음엔 해리 프랭크퍼트의 <개소리에 대하여>를 읽었다. 두번째로 이 사람을 고른 이유는 별 특별한 건 없고 단순하게 철학책 제목이 눈에 띄어서이다. 본래 67페이지(한국어판기준)의 짧은 분량이라더니 정말 간결하고 필요한 핵심만 담겨있어서 즐겁게 읽었다. 그 다음 세번째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스완>.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대한 조언이라는 표어에 이끌려서 골랐다.
이런식으로 제일 먼저 흥미가는 것부터 읽었더니 철학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걷히면서 계속 계속 또 다른 철학자를 만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읽으면서 색각보다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적었던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알기 쉽게 잘 풀어서 써준 덕분인듯 하다.
서평단을 신청해서 받은 책이지만 만약 철학을 입문하려는 모두에게 책 한권을 추천한다면 나는 부담없이 이 책을 추천하게 될 것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솔직한 서평을 목표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