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의 공식 - 첫눈에 독자를 홀리는 역대급 주인공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2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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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빌런이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 즉시 머리속에 조커, 할리퀸 같은 악동들이 떠오르게 된다. 그 외에도 떠오르는 빌런들이 몇 있지만 제일 유명하고 제일 인기있는 캐릭터들을 떠올리자면 이 둘이었다. 

어렸을 땐 못된 짓을 저지르는 악당축인 그들이 이해가 안갔다.

일단 그때는 악당은 그냥 무조건 나쁜 역할, 그리고 무조건 징벌을 받아야 하는 역할들이었다. 왜 그렇게 생각했냐고 당시에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내 대답은 '그냥?'이었을 거다. 주관이고 뭐고 모든 매체를 스펀지마냥 쏙쏙 흡수하는 나이일때라 의문이 생겨도 그냥 넘겼다. 나만의 생각으로 왜?하며 이유를 찾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당시에는 이들에게 던지지 않았던 '왜'라는 질문을 하나 둘 나이를 먹고 이제 어른이 되어서야 의문을 느끼고 던지게되었다.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당연했을 빌런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하나다. 빌런이 하는 '행동'에는 사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그 시절 이해가 안가는 인물상은 사실 히어로도 마찬가지였던 같다. 히어로들은 왜 히어로들은 모두 손해를 감수하며 희생을 불사할까? 왜 모두 정의로운 걸까? 왜 히어로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걸까? 

 

정의는 승리하고 악은 패배한다, 권선징악 등등.

어릴적에는 머리속에 이러한 다소 단순한 규칙만이 존재했다. 그래서 그때는 모든 이야기가 해피엔딩이 나야했으며 모든 주인공은 좋은 결과를 얻어야했다. 왜냐하면 대체로 주인공은 착했고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으며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완벽한 성공이니까. 난 주인공과 그의 빌런들이 무슨 짓을 하든지 대충 개연성이 없어도 재미있어했다. [착한일을 한 주인공은 상을 받고 나쁜 짓을 한 악당은 벌을 받는다]는 결론만 난다면, 그저 그 이야기의 결말에 대체로 만족해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들을 읽어온 지금의 나는 이제 그런 이야기를 아무생각없이 읽기가 힘들었다. 개연성 파괴, 혹은 캐릭터 붕괴 같이 인물이 맥락에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을하고 이유없는 사이다를 날리는 모습이 매우 유치해보이고 공감이 안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도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실행에 옮기자 곧바로 찾아온 난관은 생각보다 소설쓰기가 쉬운일이 아니었구나는 생각이었다. 

~이런 캐릭터를 그리고 싶고 ~이런 장면을 그리고 싶은데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에피소드가 나와야하지? 여기서는 이런 에피소드가 나오면 너무 뜬금없지 않을까. 이렇게 쓰는게 맞을까. 여기서 주인공에게 필요한 상황은 무엇인가?

늘어나기만 하고 줄어들지 않는 고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했다.

결국 구상하는 시간만 길어지고 해답은 늦어지고 말았다. 뭐든 써보래서 정말로 뭐든 써보고 있지만 이걸 이렇게 하는게 맞는건지 도통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히어로의 공식을 만났다.

 

다른 작법서들을 많이 읽어봤고 거기서 도움을 얻은 부분도 있지만 아직 가려운 부분을 긁지 못했던 나는 솔직히 반신반의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책을 펼치고 천천히 읽으며 헤매이던 혼란속에서 조금씩 해방되는 감정을 느꼈다.

특히 초반에 이를 '거미줄'에 비유하여 설명하자 이해하기가 조금더 쉬웠다.

쓰라면 쓰겠는데 도대체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걸까? 답담했던 나에게 어떤 가닥에 기대어 이야기를 구상해야하는지 지표가 생기자 그 다음부터는 주저 없이 글을 쓸 수 있었다.

 

 

'조금 더 개연성을 의식하면서 에피소드를 만들고 싶은데' '여기서 어떤 사건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던 나에게 히어로의 공식은 정말 딱 맞는 솔루션이었다. 책의 편집도 훌륭하고 중간중간에 창작에 도움이 되는 질문을 종종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해당 목차의 내용을 요약한 페이지도 있어서 다시 되짚어보기 편했다.

글을 쓰는데 무슨 에피소드를 써야할지 감이 안잡히거나 글이 자꾸 중구난방식으로 가는 등, 나와 같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중이라면 이 책이 매우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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