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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시크릿 - 레시피를 연마하는 셰프의 삶을 살아라
심은일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8월
평점 :
평소 셰프라는 직업에대해 별다른 관심은 없었지만 표지의 일러스트가 귀엽고 심플해서 눈에 띄었던 책. 맨처음에는 표지와 제목만보고 셰프가 자신만의 비밀 레시피라도 알려주는 책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고.
나주혁신도시에서 초밥가게인 스시웨이를 운영하시는 심은일 셰프님. 그가 그동안 다양한 환경의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가지게된 셰프의 삶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알리고자 야심차게 집필하신 책이었다.
(중간중간 셰프님이 만든 초밥 사진들이 나오는데 덕분에 계속적으로 초밥이 먹고 싶었다.)
결국 나주까지는 못가지만 아쉬운대로 내일 근처 초밥집에서 약속을 잡게되었다.
셰프의 시크릿이라니, 과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해서 펼쳤다가 독서의 부작용으로 초밥에 꽂히는 이 아이러니함

[Chapter 1.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리] 중 3번째 에피소드. 하나의 에피소드당 3~5쪽씩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 참 좋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항상 손님이라는 포지션으로만 보았던 식당이라는 공간을 사장님의 시각에서 보니 또 새로웠다는 점이다.
팔리지 않는 메뉴는 나쁜 메뉴일까?라는 소제목을 읽으며 아, 손님입장에서는 그냥 메뉴일뿐이지만 가게의 사장님 입장에서는 메뉴판의 메뉴 하나 하나에 각각의 애정 혹은 고민이 있었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되었다.
바쁜 식당 분위기에서 반찬리필을 포기하는 손님을 고려하여 가게에 셀프바를 구비해 두다던지
혹은 메뉴에 없는 된장국을 매번 찾는 손님에게까지 노련하게 대접하는 방식이라던지.
한번도 소비자의 위치를 벗어나보지 않은 나로서는 몰랐던 부분이라 그 뒷이야기가 흥미로운 동시에 새로고 '아 사장님의 저런 행동이나 방침엔 이런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식으로 식당 운영자의 시각에서 이해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중간 중간 초밥사진이 있는데 서평을 올리는 지금도 초밥이 땡긴다.)
많은 가게들이 내놓는 [가성비]라는 메뉴가 과연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성비인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일부 가게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메뉴에는 어제 팔다 남은 재료, 그래서 냉동시켜놨다가 다시 해동한 재료, 짬처리 재료, 혹은 저렴한 샵인샵 시제품 등등이라는 함정이 숨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가게에서든 가성비를 따질때 그 가성비가 혹시 사장님의 입장에서 가성비는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알려주신다.
생각해보니 별로 좋아하지 않은 메뉴가 끼어있음에도 저렴하니까 라는 이유로 세트메뉴를 자주 사먹던 내 습관이 떠올랐다. 혹은 마트에서 파는 밥알 푸석한 공장제 초밥이라던가.
이 책에서 가성비에 관한 내용을 쭉 읽고나서 평소 내가 골라왔던 메뉴들이 나에게 좋은 방향의 선택이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귀한 점심시간을 뺏거나 배가 자주 아프다면 그곳은 반드시 가지 말라는 사장님의 한마디.
나주혁신도시에 있다는 저자가 운영하는 가게를 방문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로 요리에 대한 사명감이 투철하시다. 이런 소신과 신념을 가진 분이 만드는 요리라면 평균가보다 조금 비싼 금액이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지 하며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요리처럼, 나에게도 [내가 말하는 좋은 책이란?] 하는 소신이 있다.
읽고 난 이후에, 그 책에서 접한 내용으로 인해 내 안의 일부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그건 충분히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저렴한 싸구려 식품만 찾는 내 습관을 반성하게 되었고 요리하는 사람들이 가진 개개인의 소신을 주방에서 일하는 분들의 고질적인 고집으로 오해하지 않게 되었다. 가볍게 읽으려고 집어든 책에서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을 얻어서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그런 이유로 다른 분께도 이 책을 추천드린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