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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와 승려 - 행복의 뿌리를 찾는 21일간의 대화
비보르 쿠마르 싱 지음, 김연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3월
평점 :

백만장자와 승려.
정말 제목 그대로 백만장자와 승려라는 두 단어의 조합이 조금 쌩뚱맞다.
맨 처음 책을 접했을 때 표지에 보인 두 명의 인물사진 덕분에 소설이 아니라 실제 인물들의 대화를 담은 담화록인줄 착각했다는 건 안비밀. 실제 대화였어도 아니었어도 어쨌든 이야기의 소재는 꽤 흥미롭다. 승려와 백만장자 겉으로 절대 맞지않을 것 같은 두 명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는 누가 보아도 아주 잠깐동안은 궁금할 이야기일 것이다.
이야기는 중국의 샹그릴라에서 두 명의 남자가 만나면서부터 시작한다. 백만장자와 승려는 어느날 한 가지 질문을 받는다.
"지금 행복하신가요?"
백만장자에게 그 질문은 사전에 전달된 원고에 적혀 있지 않은 별거 없는 사회자의 클로징멘트였고 승려에게는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 아트에 적혀진 문구였다.
그 문구를 들었고 보았을때 마치 허를 찔린듯이 얼어붙었다는 두 사람.
과연 절대로 어울릴 일 없는 이 두 사람이 샹그릴라의 한 호텔에서 만나 무슨 대화를 할지 궁금해지는 첫 장면이었다.

맨 처음 1장에서 나온 이야기는 간소하게 사는 삶이었다. 보통 간소하게 사는 삶이라고 한다면 단순 미니멀리즘으로 알고 '또 미니멀리즘이야?' 하도 노출된 소재에 다소 물린 표정을 지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밀리멀리즘은 정신적인 미니멀리즘. 단순히 가지고 있는 내 주변의 물건들을 효율에따라 필요 하지 않은 물건은 비우는 행위를 우리는 미니멀리즘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육체적인 그리고 시각적인 행동을 끝내고 나면 어느새 그 사건과 그 이후 환경이 내 스스로가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효율을 뽐내게 해주는 것.

그리고 또 깨달음이 왔었던 대목.
살아가면서 유머 감각을 겸비하라는 말.
작은 일들에 사소하게 생각과 에너지를 쓰지 말고 필요 없는 말들과 필요 없는 일들 불필요한 오해와 분란을 능숙하기 위해 유머감각을 겸비하라는 조언.
솔직히 실제 담화가 아니고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좀 더 기대가 되기도 하고 아니면 더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 읽고 책을 덮은 지금은 정말 읽기 잘 했다는 생각과 내 안의 여유의 폭이 넓어진듯해 마음이 뿌듯하기 까지 하다.
읽는데 현학적인 단어를 쓰지도 않고 내용은 그냥 읽는 족족 술술술 읽혀나갈정도로 편안했다.
아무 생각 없이 쭉 읽기 편한 소설 형식에 재미까지 겸비한 책. 후에 생각이 날때마다 두 세번 더 읽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