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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독립의 역사, 영웅
서경덕 지음, 김주용 감수 / 허들링북스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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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동안 이어온 <토지> 필사를 마쳤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벅찬 감정이 밀려왔다. 한 권 한 권 읽고 써 내려가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이전보다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 관심은 자연스럽게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의 역사로 이어졌다.
그때 만난 책이 <손으로 쓰는 독립의 역사 영웅> 이다.
이 책은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이들의 명언과 유언, 기록을 직접 따라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만났던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도 마주할 수 있었다.
매일 아침 책을 펼쳐 읽고 한 글자씩 따라 쓰는 시간은 단순한 필사가 아니었다. 그들이 견뎌야 했던 차별과 설움, 두려움과 고통을 생각하며 나의 마음도 조금씩 굳고 단단해지는 시간이었다.
나라를 빼앗긴 시대에 자신의 안위보다 조국의 독립을 먼저 생각했던 사람들. 때로는 가족과 삶을 뒤로하고,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았던 사람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일본이 전쟁에서 패했으니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어도 결국 광복은 찾아왔을 것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우리의 말과 글은 일제의 말살 정책 속에서도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이들의 노력으로 살아남았다. 이봉창 의거에 이어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공원 의거는 중국 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존재와 한국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한 사람의 저항은 작아 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작은 불씨들이 하나둘 모여 들불처럼 번졌고, 끝내 꺼지지 않는 빛이 되어 오늘까지 이어졌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흔적들이 마음에 남았다.
이봉창 의사의 환한 얼굴, 안중근 의사의 잘린 네 번째 손가락, 고문으로 부은 유관순 열사의 얼굴, 윤봉길 의사의 시계, 윤동주의 「서시」, 시력을 잃고도 독립운동을 이어간 심영식, 의병장 이석용, 헤이그 특사 이상설의 유서, 그리고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까지.
역사책 속 한 줄의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한 사람의 삶으로 다가왔다.
그들의 마지막 말과 간절한 바람을 한 글자, 한 글자 따라 쓰다 보니 지금 내가 너무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일상이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내가 우리말로 글을 쓰고, 내 이름으로 살아가며, 내가 원하는 책을 읽고,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어야만 꿈꿀 수 있었던 내일이 지금 나에게는 평범한 오늘이 되어 있다.
그래서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그분들께 말하고 싶어졌다.
당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대한민국은 마침내 독립했습니다.
당신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말과 글을 우리는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당신들이 그토록 간절하게 꿈꾸었던 자유로운 나라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남긴 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 빛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에 담긴 간절함을 마음 깊이 새기며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오늘 내가 누리는 이 평범한 하루에 감사하며, 그들이 지켜낸 이 나라를 조금 더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이 글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