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한국어 교실을 바꾸다 - 당신은 신뢰받는 교사입니까?
김한훈 외 지음 / 피톤치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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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의 법칙으로 완성하는 한국어 수업

3년 전, 펜팔 앱을 통해 알게 된 외국인 친구들과 언어 교환을 시작했다. '영어 실력을 키워야지.'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시간이었지만, 의외로 한국어 수업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K-팝, K-드라마, K-푸드까지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PDF를 활용해 줌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세종대왕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창제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왕이다. 중학교 2학년 문법 수준만 이해해도 한글의 창제 원리와 구조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한 외국인 친구가 자음과 모음의 원리를 이해한 뒤 단 일주일 만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일이었다. 그 순간 막연한 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언젠가 한국어교원자격증을 취득해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싶다.' 그 꿈이 마음속에 선명하게 자리 잡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꿈을 품은 예비 한국어 교사와 현직 한국어 교사, 그리고 학생을 가르치는 모든 교육자를 위한 실천 지침서다.

저자는 "한국어교사에게 리더십은 선택이 아닌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핵심 열쇠"라고 말한다. 아무리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도 리더십이 없는 교실에서는 교육적 영향력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저자는 '학생과의 신뢰'라고 말한다. 신뢰는 교육의 시작이자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핵심 가치다.

학생은 교사의 전문성과 인성, 그리고 관계를 신뢰한다. 교사가 충분한 전문 지식과 교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다. 여기에 학습자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 정직함과 겸손함이 더해질 때 인성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그리고 교사가 자신과 인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깊은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 부분은 한국어교육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 그 자체였다.
나는 12년 동안 사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학생을 만났다. 좋은 관계 속에서 뛰어난 성적과 원하는 입시 결과를 얻은 학생도 있었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아쉽게 이별한 학생들도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차이는 단순히 학생의 성적 때문만은 아니었다. 학생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을 때의 나의 태도, 미성숙한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던 순간들, 때로는 내 경험과 실력을 앞세웠던 교만함이 관계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 교직 생활을 돌아보는 기분이었다. 위로를 받기도 했고, 반성하기도 했으며, 다시 도전하고 싶은 용기도 얻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이론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 장마다 **'점검-전환-설계-선언-적용'**으로 이어지는 학습 구조를 통해 교사가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고 실제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부록으로 제공되는 **'한국어교사 리더십 연수 프로그램'**은 워크북처럼 활용할 수 있어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신뢰 형성 언어 전환' 활동은 내게 가장 인상 깊었다. 학생에게 무심코 했던 말들 가운데 신뢰를 무너뜨리는 표현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표현들을 신뢰를 세우는 언어로 하나씩 바꾸어 보는 과정만으로도 교사로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또한 '비전나무 가꾸기' 활동은 교사와 학생 모두 자신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그려 보며, 수업의 본질적인 목적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니라 내적 동기를 키워 주는 교육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좋은 교사는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 믿음을 어떻게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해 준다.

한국어 교사를 꿈꾸는 예비 교사뿐 아니라, 지금도 교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모든 교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학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나은 교육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분명 오래 곁에 두고 읽게 될 책이다.

* 이 글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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