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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자리 - 앉는 자리가 인생을 바꾼다
최원호 지음 / 태인문화사 / 2026년 4월
평점 :
#협찬도서 #태인문화사 #최원호목사
기도의 자리를 다시 찾게 한 책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한 곳 없네"
— <<가시나무 - 시인과 촌장 (하덕규 작사)>> 중에서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도무지 견딜 수 없다고 느껴지는 시간들이 있다. 인터넷과 뉴스, 거리와 단톡방에는 걱정과 불안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어느 순간 나는 귀도, 눈도, 마음도 닫고 싶어졌다.
그런데 더 힘들었던 것은 세상의 소리가 아니었다. 내 안에서 끊임없이 울려대는 부정적인 목소리였다. 후회와 원망, 불안과 두려움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상의 소리도, 내 안의 소리도 모두 듣기 싫었다.
그때 한 지인이 조용히 말했다.
“기도할 때야.”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에게 “기도하라”는 말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냥 눈을 감으면 내일이 오지 않게 해 주세요.’
‘그 사람을 제 인생에서 사라지게 해 주세요.’
‘딱 1년만 새로운 환경에서 살게 해 주세요.’
‘제발 다시 돌려 주세요.’
이런 마음속 소리를 솔직하게 꺼내도 되는 걸까.
그렇게 나는 점점 기도하지 않게 되었다. 정확히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모든 것이 막혀 있다고 느꼈고, 절망이라 부르던 시간들을 그저 견디며 지나갔다. 마치 내 인생을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듯,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그러던 중ㅈ이제는 그 무기력한 삶의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어 이 책 **《기도의 자리》**를 펼쳤다.
처음에는 기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기도의 기술보다 기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기도를 하나님과 나 사이의 대화라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형통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 그런데 이 책은 형통의 의미를 새롭게 설명한다. 형통이란 걱정 없는 삶이나 부귀영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막힘없이 소통하는 관계, 그것이 진정한 형통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 정의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형통은 상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라는 말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기도의 길을 막는 것은 내 안의 완고함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 전에 나를 준비시키십니다. 기도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으로 빚어지는 시간입니다.”
이 문장을 읽으며 오래 붙들고 있던 생각 하나를 내려놓게 되었다. 기도는 내 소원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로 가득 찬 마음을 하나님께 내어드리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삶의 주인이 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나를 맡길 때 비로소 진정한 형통과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깊이 다가왔다.
저자 최원호 목사는 25년 이상 대학에서 강의해 온 교육자이자 전문 상담가이다. 그래서인지 책 곳곳에는 신앙적인 통찰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다. 누군가를 정죄하거나 다그치기보다, 지친 마음을 조용히 일으켜 세우는 힘이 느껴진다.
책은 다섯 개의 챕터를 다섯 가지 ‘기도의 자세’로 구성했으며, 1일 차부터 31일 차까지 하루 한 편씩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신앙이 깊은 사람에게는 기도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이 될 것이고, 기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도란 무엇인가’를 차분히 생각해 볼 기회를 줄 것이다. 무엇보다 삶에 지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조용한 쉼터가 되어 준다.
어설픈 위로의 말 한마디보다, 때로는 좋은 책 한 권이 더 큰 힘이 된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면, 그리고 스스로도 다시 기도의 자리를 찾고 싶다면 《기도의 자리》를 권하고 싶다. 오래 잊고 있던 평안이 조용히 찾아오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