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5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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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의 시 제목처럼 토지는 그렇게 흘러간다.

15권을 읽으며 나는 꽤 답답함을 느꼈다.
일본의 압제에 조국을 잃고 떠도는 우리의 민족들은 끝없이 수난을 당한다. 지식인, 노동자, 농부, 장사치, 독립운동가, 심지어 친일파로 앞장섰던 죄인들 모두 할 것없이 모두 어렵고 힘들게 여기저기 뿌리 내리길 시도하나 힘 없이 뽑히고 흩어지길 반복할 뿐이다. 이번편은 꽤 오랫동안 주동인물이였던 이들이 민들레 꽃씨처럼 흩어진다.

<주요 인물과 갈등>
유인실: 학교를 그만두고 열정적인 독립운동가로 살아가려던 유인실. 조용하로부터 다이아몬드 같다는 평을 받은 그녀는. 일본 남자친구 오가타와 오랜 기간 연애하지만 결혼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독립운동가로서 일본인과 결혼한다는 것은 스스로 못견뎌했을 것이다. 오가타의 아이를 임신한 뒤 그에게 비밀로하고 말도 없이 떠나고 조찬하에게 아이를 맡기고 떠난다. 사랑하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고, 아기를 낳고는 무책임하게 떠넘겨버리는 행동에 나는 그녀도 결국 별수없구나 싶었다. 조국을 위한다는 대단한 명분은 결국 사랑하는 오가타에게, 아기에게도 상처를 주는 거 아닌가. 사실 토지 속 대부분의 여성들은 서희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자식들을 키워내지 못했다. 누군가에게 떠맡기고 엄마가 죽거나 애비는 사라진다. 이 기형적인 형태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빼앗긴 상태를 통해 무너진 가족공동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해체된 민족,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유인실 역시 자신의 인생을 모순으로 여겼을지 모른다. 누구보다 똑똑한 여인임에도 전통적인 가족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간다는 결심은 허공에 메아리처럼 느껴졌다.

오가타: 인실이 떠난 뒤 허무함에 술에 취해 일본인 친구들과 어울리다 훌쩍 여행을 떠난다. 마지막장 하얼빈에서 유인실을 발견한 그는 그녀를 향해 이름을 외치며 쫓는다.

조찬하: 유인실의 아기를 오가타에게 비밀로 지키며 입양하기로 결정한다. 조찬하는 괴롭지만 두 사람의 다른 길을 이해하며 받아들인다. 그는 늘 잘 인내한다. 그의 형도, 형의 형수도 잘 인내한다. 솔직함을 표현하지 못하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순응해 나가는 인물이다.

조용하: 아내가 떠난 뒤 그 역시 방황한다. 늘 강하게 통제하며 소시오패스처럼 세상을 주무르던 그였지만 아내가 떠난뒤 급격히 약해진다. 그는 불치병에 걸렸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별장 화장실에서 홀연히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죽음은 적잖게 충격이었다. 악인이 아니였던가. 너무 뛰어난 재능, 안목과 예술적 감각을 모두 지녔고 부와 명예도 누리던 그가. 결국 병에 걸려 자살로 생을 마감하다니. 오히려 그래서 조용하 답다고 해야되나. 그는 죽기직전 유인실을 떠올린다. 자신이 결코 가질 수 없었던 빛나는 보석을 생각하며 생을 마감한다.

그 외 계속해서 죽음의 소식은 등장한다.
강포수가 죽은 이유는 아들 두매를 위해 그의 어미 귀녀의 과거가 밝혀지길 바라지 않았기 때무니라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했다. 강포수야 말로 죽기까지 자신의 모든것을 내어준 사랑을 실천한 사람일게다.

이처럼 토지의 줄거리는 3대에 걸쳐 계속 이어진다. 부모의 핏줄을 이어 똑같이 악인의 길을 걷는 김두수, 아비와는 다른 삶을 살길 바랬지만 결국 독립운동의 길을 걷는 두매.
모두 한 많은 이 나라의 역사와 함께 굴곡진 삶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맘 속에선 자꾸만 희망이 느껴진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온다. 결국엔 올것이다.

*이 글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을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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