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를 사랑하는 일 - 흔들리고 아파하는 너에게 전하는 가장 다정한 안부
사과이모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들리고 아파하는 너에게 전하는 가장 다정한 안부


마흔 하나, 길을 잃은 나에게 이정표가 되어준 책

10년 동안 한결 같이 달려왔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도 뛰길래 무작정 나도 뛰었던 거 같다. 

뒤에 따라붙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뒤처질까 두려워 앞만 보고 달렸다.

어느 순간 중반부 쯤 되자 내 곁에 있던 동료일지 경쟁자일지 그들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년이 된 지금 이제는 정말 주변에 몇 남지 않은 느낌이다.

앞서 달리던 선배들이 하나 둘 은퇴했다. 



지난주 평상시 존경하던 동료이자 나이 많은 선배가 자신이 운영하던 곳을 나에게 제안했다. 

약 100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키워오던 소중한 직장을 누군가에게 그대로 인수하기를 원하는 것이다. 나는 이유를 물었다. 그녀는 담담하게 답했다.

"나 번아웃이 왔어." 그냥 그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읽어지는 순간이다.

그녀의 하루가 어떻게 돌아갔을 지, 십년의 세월이 읽혀지는 느낌이다.

찬란하게 빛나던 선배의 후광 뒤에 짙은 그늘을 엿본 느낌이었다.

엔트로피의 법칙처럼 우리는 인생에서 열정을 다 쏟아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에너지의 방향은 과잉되면 결국 다른 곳으로 흩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나의 삶의 에너지는 어디로 가야할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10년의 세월동안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본다.

문득 너무 많이 와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그저 조금 멀리 바다로 나온 것 뿐이야' 라고 스스로 안심시키듯 말하던 '노인와 바다'의 산티아고처럼 나 역시 스스로 다독인다. 



이 책의 저자는 사과이모다. 처음엔 닉네임이 독특하다고만 느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읽으니 너무 사랑스럽게 와 닿았다. 


'사과'라는 별명은, 만유인력의 법칙에 등장하는 뉴턴의 사과에서 따왔다고 한다.

모든 사물이 서로를 끌어당긴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며, 

내가 원하는 것을 끌어당기며 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사과'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라고 하였다. 너무 찰떡이다. 그녀는 진로 컨설팅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생을 상담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진로 (進路)는 '나아갈 진'과 '길 로', 즉 나아가야 할 길이자 방향을 뜻한다.  

저자는 일의 시작점에서 재능과 적성이 큰 역할을 하지만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데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타인의 평가나 외부 조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나와 내 일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 사랑은 긴 여정이며 자신을 인정하고 허용하다 보면 감정적인 허기도 채워진다고 말한다. 


사과이모가 진로 상담을 하며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사연들을 읽는다.

사과이모는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와 원인과 해결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하지만 그녀는 늘 직접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결국 내담자 스스로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마주 보게 해준다. 그리고 스스로 해결 방법을 본인의 입을 통해 말해준다. 상호 보완적인 완전한 상담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을 치유 한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상처를 보듬게 된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과이모 역시 자신을 돌아보고 한층 더 깊이 있는 내면의 세계로 들어간다.

어느새 나 역시 내담자가 되어 사과이모 앞에 놓은 쇼파에 앉아 그녀에게 말을 걸고 조언을 듣는 거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과이모의 목소리는 주변 사람들이 흔하게 하던 조언과는 사뭇 달랐다.

빈말이 없다. 잔소리도 없다. 사탕 발림도 아니다. 일회용도 아니다.

진중하고 사려깊고 배려하는 목소리다. 어느새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과거 어린 시절 나와 마주 하게 되었다. 나의 잘못을, 부족함을, 부끄러움을, 두려움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작은 달팽이를 마주한다.' 이제는 어른이 된 큰 달팽이가 작은 달팽이를 어루 만져준다. '견뎌줘서 고맙다고, 외로웠겠다고, 힘들었겠다고, 잘 이겨내서 장하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진정한 힐링을 경험했다. 그거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마음에 와 닿은 문구를 노랑색 형광펜으로 그었는데 어느덧 형광펜이 다 닳아버렸다. 그 만큼 사과이모의 글은 하나도 허투루 흘려 버릴 수가 없었다.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현재 마흔 한살이 되어 앞으로의 인생의 길을 고민하고 있는 내게 저자는 끊임없이 속삭인다. 

'괜찮아요. 지금도 잘해오고 있어요. 조금 돌아가도 됩니다. 자신을 사랑하세요. 온전히 지금 여기를  살아가세요.'


이 책을 [           ]께 추천합니다.

나처럼 자신의 길에 확신이 없는 사람 

진정한 나를 만나고 싶은 사람

과거의 나를 마주하고 싶은 사람

현재의 나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 

새로운 나를 찾고싶은 사람

한번쯤은 나를 돌아봐야한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은 사과이모와 책과이음 출판사를 통해 귀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과이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때의 나를 잊고 지냈습니다.
아니, 그 시절은 꺼내보지 않은 작은 서랍 같은 것이었지요. - P27

무엇보다 나에게 온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무서워도 괜찮습니다. 무서워하면서 걸어가면 됩니다. - P58

어찌 보면 인생이란 우리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문열 열 것인지 말 것인지 하고 말이죠.
망설이는 건 절실하다는 뜻과 같습니다. - P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